지난날 만치니가 감독이던 시절, 1군 주전에 쓸 주전급 선수와 더불어 특별히 신경썼던 부분이 바로 유망주 영입이었다. 비록 FFP재정룰과 잉글랜드 유망주 보호 정책에 의한 것이었지만, 재임기간 유망주에 각별히 신경쓴 건 사실이다.

만치니는 다소 비중이 낮은 리그컵 경기에 20세 이하 유망주들을 적어도 두명 이상을 출전시켰다. 2010년 웨스트브롬과의 리그컵 경기에선 무려 5명이나 선발출장시키기도 했는데, 이 경기서 2-1로 패했지만 유망주에게 기회를 준 선택에 대해 팬들과 언론에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난의 목소리를 보낸 사람들은 그저 패한 결과만을 확인한 축구팬들 그리고 다른팀 팬들뿐이었다. 그렇다고 만치니가 유망주 관리를 아주 잘했다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배려를 해줬다는 점이다.

그런데 펠레그리니는 유망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감독이다. 맨시티라는 팀을 유망주들의 무덤이란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 유망주에 관심을 주기는커녕 그들 스스로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끔 만들어 마음속에서 팀을 떠나게 만든다.


펠레그리니가 부임시즌에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올려 여러 맨시티팬들이 즐거움에 흠뻑 빠져 정작 그의 문제점을 인지 못한 것 같은데, 리그컵 우승 이면을 살펴보면 참으로 씁쓸하다. 팀에겐 영광을 안겨준 건 고마운 일이나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과정을 거친 여러 경기에 유망주들을 활용하지 않아서 이에 대해 유망주들의 실망감이 대단했다.

물론 감독 입장에선 부임 시즌이었으니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그컵이 유망주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 대회인가. 성인무대 데뷔를 꿈꾸고 1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대회가 아닌가. 그래서 강팀들은 리그컵을 통해 유망주들을 출장시킨다. 이것이 관례처럼 내려오고 있는 것인데, 바로 펠레그리니가 유망주들의 천금같은 그런 기회를 박탈했고 무시해버렸다. 한마디로 리그컵 트로피를, 앞으로 팀의 미래를 이끌지도 모르는 유망주들의 팀에 대한 충성심 신뢰감과 맞바꾼 셈이다.


자꾸만 유망주를 등한시한다면, 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유망주는 팀의 뿌리같은 존재다. 이를 가볍게 여기고 자신의 커리어만 생각하려는 감독에게서 어떻게 답답함을 느낄 수 없겠는가. 진심으로 맨시티팬이라면 쉽게 간과해선 안될 문제라고 본다.


앞으로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홈그로운 제도를 개정하겠다고 밝혀 유망주 육성이 더욱 까다로울 전망이다. 나중에 맨시티가 그런 제도 때문에 자칫 어려움에 빠질지도 모르니 어린 싹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좋은 거름을 주며 양지바른 곳이 돼줘야 한다.



C'mo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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