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클롭이 맨시티를 맡으면?

2015.04.17 09:00|[MCFC] 블루문


[맨체스터시티]


  도르트문트 수장인 클롭이 이번시즌만 마치고 계약 종료하기로 구단측과 합의했다. 그가 먼저 구단에 '계약해지' 요청했다는 것은 다른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뜻이다. 아마도 그 다른 팀이 맨시티가 아닐까 짐작된다.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을 떠나 맨시티에 오고, 그가 바이에른에 가는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클롭이 지난 7년 간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면서 바이에른과 더불어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업적을 쌓았다.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의 우승 독주를 막는 동시에 긴장감을 안겨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팀의 수준을 바이에른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거 보면, 팀을 만드는 능력이 훌륭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EPL은 분데스리가와 다르다.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지만, EPL은 첼시·맨유·아스날 등 매시즌 우승 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견제할 대상이 분데스리가에서보다 훨씬 많다. 독일이란 나라를 벗어나서 지도자 생활을 해보지 않은 '경험부족'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선수생활부터 줄곧 독일에만 있었고, 감독 경험도 마인츠를 시작으로 도르트문트가 전부다. 독일 밖 사정에 둔감하다고 볼 수 있겠다. 감독으로서 경험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출신이 제각각인 감독들로 구성된 EPL에서 과연 리그 환경에 맞게 팀 운영(전술,선수관리)을 해나갈 수있을지 의문스러우면서도 무척 궁금하다.

  선수영입에 팬들과 보드진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지도 지켜봐야 한다. 클롭은 도르트문트에서 지도력을 인정 받았어도 맨시티가 도르트문트보다 야망있고 스케일이 훨씬 큰 클럽이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선 마케팅에 소홀할 수 없다. 스타플레이어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의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데,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해 관리한 경험이 없다. 선수들이 이적할 때 자신에 대한 대우 조건이 좋은 팀 또는 그 팀의 비전을 보고 선택하지만 이적 팀 결정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감독이 누구냐다. 만일 월드클래스로 성장할만한 A라는 선수를 첼시(무리뉴)와 맨유(반할)도 관심을 가져서 영입 경쟁을 벌여야 할 경우 아무래도 클롭이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맨시티는 리빌딩을 통한 세대교체가 필수다. 클롭과 보드진 간의 약속은 부임 첫 시즌에 어떤 대회의 우승 달성보다 '리빌딩'에만 초점을 맞출 걸로 보인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내면 금상첨화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행할 것인지 아니면 단기간에 급진적으로 행할 것인지는 보드진의 뜻에 따라야겠지만, 홈그로운 제도를 신경 쓰면서 기존의 주전급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기보다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 중 경쟁력이 떨어진 선수를 방출해 선수층을 얇게 만든 다음 젊고 유능한 선수를 영입해 다시 본래의 선수층으로 두텁게 만드는 방식으로 리빌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방법이 첼시·맨유·아스날과의 우승 경쟁에 크게 밀려나지 않은 채 줄다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팀들에 크게 뒤처지지 않은 선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성적만 내도 '잘했다'는 갈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리빌딩 중 꾸준함이 필요한 정규리그에서 힘을 못쓸 공산이 크기 때문에 어쩌면 성과를 기대할만한 대회가 챔피언스리그일지도 모른다. 물론 시즌 초반 우승 경쟁권에 들려고 치열하게 싸우겠지만 점점 선두와의 승점차가 벌어지면 챔피언스리그에 더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 2011/12시즌 첼시가 시즌 중후반기에 정규리그 포기하고 FA컵과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해 더블을 달성했던 것처럼 말이다.

  보드진이 클롭을 데려오면, 특별한 존재감을 보이지 않은 이상 팀을 장기간 맡기지 않을 것 같다. 클롭의 메인 임무는 리빌딩이고, 리빌딩이 어느 정도 행해질 경우 본격적인 우승컵 사냥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안첼로티나 과르디올라에게 맨시티 지휘봉을 맡길 수 있다.

  축구 감독이란 인생은, 누구는 성적부진에 시달려 경질 당해도 다른 빅클럽을 이끌고 누구는 항상 고만고만한 팀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다. 클롭은 아주 젊은 감독이다. 앞으로 강팀만을 계속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한 테스트가 맨시티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 멋지게 팀을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리빌딩이 필요한 맨시티도 클롭이란 카드가 썩 나쁜 건 아니다. 성향이 비슷한 비야스-보아스처럼 EPL에서 실패할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일단 'GO'를 외치고 싶다.


C'mo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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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요원009 2015.04.17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드웰 등으로 실패한 전례가 있기에 비싼 유망주들 영입도 예전만큼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페예그리니가 경질된다면 가능성이 아주 낮진 않겠네요.

    더군다나 클롭이라면.

  2. BlogIcon 푸르지오 2015.04.17 1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공감입니다.

  3. MAnCT 2015.04.17 1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 커리어 자체가 짧기 때문에 의구심이 없진 않지만..파산직전의 클럽으로 분데스리가 원탑 뮌헨을 2년 연속 제낀것만 봐도 감독의 능력이 부족해 보이진 않습니다..그리고 자기만의 뚜렷한 축구 철학이 있는것도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구요..유스도 상당히 신경쓰는 감독이니 현 맨시티에 3박자(리빌딩/성적/유스)가 어울리는 감독으로 보입니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안목으론 말이죠..ㅎㅎ

  4. BlogIcon 이피엘마니아 2015.04.17 1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ㅆㄹㄱ같은 블로그만 봤는데 여긴 짱이군요. 전문적인 글에 감탄했습니다, 자주 오겠습니다

  5. BlogIcon 시티시티 2015.04.18 2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리버풀은 안껴주네요ㅋㅋ 센스쟁이ㅋㅋ

  6. 가가멜 2015.06.01 0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읽었습니다
    글의 다른 내용들은 글쓴이와 동감이지만
    클롭에겐 리빌딩을 맡기고 우승컵 사냥을 위해 안첼로티나 과르디 올라에게 맡길수 있다 라는 대목에서는 실소가 나오네요
    맨시티 입장에서야 감독직을 맡기고 싶어 하지만 과드리올라 안첼로티급이 과연 맨시티 수준의 팀을 맡으려 할까요
    모선수가 리버풀은 빅클럽이 아니다 그래서 안간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지금 맨시티가 구할수 있는 감독급에서는 클롭이 최상등급이라 여겨집니다만
    물론 앞으로 5년안에 챔스 우승 리그더블우승정도 해서 월드클래스 급 팀으로 격상되면 모르겠습니다만
    참고로 맨시티까는 아닙니다 걍 글읽다가 생각나서
    블로그 글들은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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