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용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2주 전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Q.P.R전에 서브 명단에조차 포함되지 못하고 스탠드에서 경기를 지켜본 데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올 시즌 맨시티는 총 17경기를 치렀는데 데용이 출장한 횟수가 3경기에 불과합니다. 지난 8월 프리미어리그 개막전과 그 달 말에 발 부상을 당해서 약 한 달 간 경기를 나설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부상 회복 후에는 온전한 몸상태가 아니었기에 경기장에서 그의 모습은 더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Q.P.R전에 결장됐다는 이유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자신의 다른 문제로 인한 불만을 피력할 명분을 만든 건지도 모릅니다.  

팀에서 데용의 존재는 공격의 활로를 풀어주는 실바와 버금가는 정도입니다. 최후방 앞에서 견고한 벽이 되어 상대 공격을 사전에 무력화시키는 능력은 가히 최고 수준이죠. 콤파니가 수비수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콜로투레가 빠진 몇 개월 간의 경기를 치르면서 ‘콤파니-레스콧’ 조합이 무너지지 않은 것도 바로 데용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혹여나 데용이 경기에 출장하지 못할 때면 팀은 기둥 없는 구조물처럼 불안한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시즌 (부상으로 인한) 데용의 빈자리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뮌헨 원정에서 2-0으로 졌을 때 말고는 딱히 찾아보기 힘듭니다. 배리,밀너,Y.투레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최소 실점에 가까운 좋은 수비력을 펼치고 있지만, 그래도 데용의 부재는 여전히 팀에 큰 전력 손실입니다.
 
맨시티와 데용은 지난 여름부터 재계약 문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며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데용은 현 주급에서 두배 이상(10만5천파운드;한화 약 1억8천만원)의 주급 인상 요구를 했으나 이를 구단에서 수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데용의 팀 기여도와 나이를 생각하면 그가 요구한 주급을 들어주는 게 마땅합니다. (타팀과 비교하면 높지만)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한 것도 아니죠. 그 정도는 데용에게 알맞는 금액이라고 봅니다. 배리, 콜로, 밀너가 그 정도의 주급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구단측 입장에선 데용의 요구를 선뜻 들어주기 힘듭니다.(FFP는 논외)이제부터 선수들의 주급 문제에 명확히 선을 긋지 못한다면 선수(에이전트)의 힘에 휘둘릴 가능성이 다분해집니다. 만수르 이후에 영입된 선수들에게 고주급 지급은 당시 팀 상황을 고려해볼 때 어쩔 수 없는 처사였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팀 전력과 인지도가 점점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주급체계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것은 선수단 분위기와 기강에 영향을 미치는 밀접한 관계가 있죠. 지난 2007년에 첼시가 주급 문제로 선수들의 불만이 터진 적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데에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자 해외 언론은 향후 데용의 팀 잔류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만치니가 오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서 미드필더 영입은 반드시 행할 것이라며 선수 영입 방향에 힌트를 흘린 것을 보면 그 의견에 어느 정도 설득력이 더해집니다. 만치니는 어떤 선수라고 정확히 지목하지 않았지만 전문 수비형미드필더와 측면,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공격과 수비에도 능한 만능형 미드필더를 영입할 걸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최악의 경우, 데용의 이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데용이 출장하지 않을 때 배리,밀너,Y.투레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오는 겨울에 영입된 선수가 적응을 잘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금처럼 주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에 내년 여름 데용과의 인연이 끝날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구단측은 데용의 계약 기간이 1년이 남게 되는 내년 여름에 대화를 재개하자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그 안에 팀 상황(경기력/성적)을 봐가면서 데용의 필요성을 못 느낄 때 이적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데용의 주급 인상 요구는 백번 천번 당연하고, 구단측의 그런 태도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아무튼 이번 문제는 좀더 지켜봐야 정확한 진단이 나올 것 같고, 이번 데용과의 주급 갈등으로 팀 내 선수와 향후 이적선수에게 구단측이 언제나 고주급을 보장해주지 않을 거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걸로 보입니다. 데용은 내일 16일(한국) 독일과의 친선전을 마치면 맨체스터로 돌아가서 만치니에게 대화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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