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


  도르트문트 수장인 클롭이 이번시즌만 마치고 계약 종료하기로 구단측과 합의했다. 그가 먼저 구단에 '계약해지' 요청했다는 것은 다른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뜻이다. 아마도 그 다른 팀이 맨시티가 아닐까 짐작된다.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을 떠나 맨시티에 오고, 그가 바이에른에 가는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클롭이 지난 7년 간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면서 바이에른과 더불어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업적을 쌓았다.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의 우승 독주를 막는 동시에 긴장감을 안겨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팀의 수준을 바이에른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거 보면, 팀을 만드는 능력이 훌륭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EPL은 분데스리가와 다르다.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지만, EPL은 첼시·맨유·아스날 등 매시즌 우승 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견제할 대상이 분데스리가에서보다 훨씬 많다. 독일이란 나라를 벗어나서 지도자 생활을 해보지 않은 '경험부족'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선수생활부터 줄곧 독일에만 있었고, 감독 경험도 마인츠를 시작으로 도르트문트가 전부다. 독일 밖 사정에 둔감하다고 볼 수 있겠다. 감독으로서 경험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출신이 제각각인 감독들로 구성된 EPL에서 과연 리그 환경에 맞게 팀 운영(전술,선수관리)을 해나갈 수있을지 의문스러우면서도 무척 궁금하다.

  선수영입에 팬들과 보드진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지도 지켜봐야 한다. 클롭은 도르트문트에서 지도력을 인정 받았어도 맨시티가 도르트문트보다 야망있고 스케일이 훨씬 큰 클럽이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선 마케팅에 소홀할 수 없다. 스타플레이어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의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데,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해 관리한 경험이 없다. 선수들이 이적할 때 자신에 대한 대우 조건이 좋은 팀 또는 그 팀의 비전을 보고 선택하지만 이적 팀 결정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감독이 누구냐다. 만일 월드클래스로 성장할만한 A라는 선수를 첼시(무리뉴)와 맨유(반할)도 관심을 가져서 영입 경쟁을 벌여야 할 경우 아무래도 클롭이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맨시티는 리빌딩을 통한 세대교체가 필수다. 클롭과 보드진 간의 약속은 부임 첫 시즌에 어떤 대회의 우승 달성보다 '리빌딩'에만 초점을 맞출 걸로 보인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내면 금상첨화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행할 것인지 아니면 단기간에 급진적으로 행할 것인지는 보드진의 뜻에 따라야겠지만, 홈그로운 제도를 신경 쓰면서 기존의 주전급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기보다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 중 경쟁력이 떨어진 선수를 방출해 선수층을 얇게 만든 다음 젊고 유능한 선수를 영입해 다시 본래의 선수층으로 두텁게 만드는 방식으로 리빌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방법이 첼시·맨유·아스날과의 우승 경쟁에 크게 밀려나지 않은 채 줄다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팀들에 크게 뒤처지지 않은 선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성적만 내도 '잘했다'는 갈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리빌딩 중 꾸준함이 필요한 정규리그에서 힘을 못쓸 공산이 크기 때문에 어쩌면 성과를 기대할만한 대회가 챔피언스리그일지도 모른다. 물론 시즌 초반 우승 경쟁권에 들려고 치열하게 싸우겠지만 점점 선두와의 승점차가 벌어지면 챔피언스리그에 더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 2011/12시즌 첼시가 시즌 중후반기에 정규리그 포기하고 FA컵과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해 더블을 달성했던 것처럼 말이다.

  보드진이 클롭을 데려오면, 특별한 존재감을 보이지 않은 이상 팀을 장기간 맡기지 않을 것 같다. 클롭의 메인 임무는 리빌딩이고, 리빌딩이 어느 정도 행해질 경우 본격적인 우승컵 사냥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안첼로티나 과르디올라에게 맨시티 지휘봉을 맡길 수 있다.

  축구 감독이란 인생은, 누구는 성적부진에 시달려 경질 당해도 다른 빅클럽을 이끌고 누구는 항상 고만고만한 팀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다. 클롭은 아주 젊은 감독이다. 앞으로 강팀만을 계속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한 테스트가 맨시티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 멋지게 팀을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리빌딩이 필요한 맨시티도 클롭이란 카드가 썩 나쁜 건 아니다. 성향이 비슷한 비야스-보아스처럼 EPL에서 실패할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일단 'GO'를 외치고 싶다.


C'mon City




지난날 만치니가 감독이던 시절, 1군 주전에 쓸 주전급 선수와 더불어 특별히 신경썼던 부분이 바로 유망주 영입이었다. 비록 FFP재정룰과 잉글랜드 유망주 보호 정책에 의한 것이었지만, 재임기간 유망주에 각별히 신경쓴 건 사실이다.

만치니는 다소 비중이 낮은 리그컵 경기에 20세 이하 유망주들을 적어도 두명 이상을 출전시켰다. 2010년 웨스트브롬과의 리그컵 경기에선 무려 5명이나 선발출장시키기도 했는데, 이 경기서 2-1로 패했지만 유망주에게 기회를 준 선택에 대해 팬들과 언론에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난의 목소리를 보낸 사람들은 그저 패한 결과만을 확인한 축구팬들 그리고 다른팀 팬들뿐이었다. 그렇다고 만치니가 유망주 관리를 아주 잘했다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배려를 해줬다는 점이다.

그런데 펠레그리니는 유망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감독이다. 맨시티라는 팀을 유망주들의 무덤이란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 유망주에 관심을 주기는커녕 그들 스스로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게끔 만들어 마음속에서 팀을 떠나게 만든다.


펠레그리니가 부임시즌에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올려 여러 맨시티팬들이 즐거움에 흠뻑 빠져 정작 그의 문제점을 인지 못한 것 같은데, 리그컵 우승 이면을 살펴보면 참으로 씁쓸하다. 팀에겐 영광을 안겨준 건 고마운 일이나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과정을 거친 여러 경기에 유망주들을 활용하지 않아서 이에 대해 유망주들의 실망감이 대단했다.

물론 감독 입장에선 부임 시즌이었으니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그컵이 유망주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 대회인가. 성인무대 데뷔를 꿈꾸고 1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대회가 아닌가. 그래서 강팀들은 리그컵을 통해 유망주들을 출장시킨다. 이것이 관례처럼 내려오고 있는 것인데, 바로 펠레그리니가 유망주들의 천금같은 그런 기회를 박탈했고 무시해버렸다. 한마디로 리그컵 트로피를, 앞으로 팀의 미래를 이끌지도 모르는 유망주들의 팀에 대한 충성심 신뢰감과 맞바꾼 셈이다.


자꾸만 유망주를 등한시한다면, 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유망주는 팀의 뿌리같은 존재다. 이를 가볍게 여기고 자신의 커리어만 생각하려는 감독에게서 어떻게 답답함을 느낄 수 없겠는가. 진심으로 맨시티팬이라면 쉽게 간과해선 안될 문제라고 본다.


앞으로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홈그로운 제도를 개정하겠다고 밝혀 유망주 육성이 더욱 까다로울 전망이다. 나중에 맨시티가 그런 제도 때문에 자칫 어려움에 빠질지도 모르니 어린 싹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좋은 거름을 주며 양지바른 곳이 돼줘야 한다.



C'mon City





지난 2년 간 펠레그리니가 임대 영입을 제외하고 완전영입한 선수들을 나열해보면 네그레도·요베티치·보니·나바스·수쿨리니·페르난지뉴·페르난두·망갈라·사냐·데미첼리스·카바예로 등이다. 공격수 3명, 미드필더 4명, 수비수 4명(골키퍼포함) 등 총 11명인데 이들을 가지고 팀을 어거지로 만든다면 백3 전형으로 한 개의 팀을 구성할 정도다.

그렇다면 펠레그리니가 영입한 선수 중에 제역할을 하는 선수가 몇이나 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필자는 딱히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 그래도 굳이 한명을 꼽자면 그.나.마 나바스만이 자신의 가치를 근근히 증명하고 있다고 본다. 나머지 선수들은 정말로 "글쎄올시다"다.


펠레그리니의 선수영입이 왜 실패했는지 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영입 선수들의 경기력을 일일이 다 써내려갈 수 없으니, 선수 영입으로 팀의 전력이 강화되고 전술적 완성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시즌 초반 성적을 살펴보겠다. 선수를 영입했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전력 보강이냐' '스쿼드 보강이냐'  그렇다면 맨시티는?

 
펠레그리니 부임 시즌 2013/14

시즌초반 10경기  6승 1무 3패 26득점 11실점

영입(겨울X) - 페르난지뉴, 나바스, 네그레도, 요베티치, 데미첼리스
방출(겨울X) - 콜로투레, 테베즈, 마이콘 ; 2군 웨인브릿지, 산타크루스

만치니가 경질되자마자 일찍이 맨시티 감독에 내정. 라 리가에 뛰는 선수를 대거 의리 영입하며 팀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음. 다량 득점으로 팬들의 마음을 얻기도 했지만, 필자와 같은 다수의 맨시티 팬들에겐 수비 조직력이 퇴보된 거에 대해서 펠레그리니의 축구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냄. 그래도 부임 데뷔 시즌이니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엔 시기적으로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지켜보기로 함. 시즌 초반 수비 불안이 따랐고, 공격을 최선의 수비로 두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어 경쟁팀들이 선수부상과 피로에 허덕일때 맨시티는 더블스쿼드라는 강점에 힘입어 막판뒤집기 리그 우승 및 리그컵 우승


펠레그리니 부임 2년차 2014/15

시즌초반 10경기 5승 3무 2패 22득점 9실점

영입(겨울X) - 사냐, 페르난두, 카바예로, 수쿨리니, 망갈라, 람파드
방출(겨울X) - 레스콧, 가레스배리, 판틸리몬, 잭로드웰, 하비가르시아, 후즈

지난시즌에 노출된 수비와 조직력 불안을 해결해야 하는 펠레그리니가 수비쪽 영입에 비중을 둠. 하지만 막상 경기에선 그런 문제의 보완점(전술)이 드러나지 못하고 계속 수비조직력 불안이 드러남. 선수영입만 했을뿐 맨시티의 불안 요소를 전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했고, 대신에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선택. '한 골 먹히면 두 골 넣으면 된다'라는 본프레레식 인터뷰를 하며 스스로도 수비조직력 보완 실패 인정....그리고 이렇게 지금까지 진행 중. 리그컵,FA컵 탈락,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 리그에선 첼시와의 승점 6점차(첼시 1경기 덜 뛰어 9점차까지 벌어질 수 있음)



첼시의 무리뉴 부임 시즌 2013/14

첼시의 무리뉴 부임 2년차 2014/15

무리뉴는 부임 시즌에 기존의 첼시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시간이 부족해 해결하지 못했지만, 이런 폼으로 한 시즌을 보내고 비로소 비시즌을 통해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전력보강 및 전술적인 완성도를 높임. 이번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패가 없을 정도로 지난시즌에 비해 눈에 띄게 발전



펠레그리니와 무리뉴는 같은 시기에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맨시티와 첼시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확연히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첼시는 강해졌지만, 맨시티는 제자리 걸음이다. 첼시의 무리뉴가 선수영입한 건 전력보강이었고, 맨시티의 펠레그리니는 그저 스쿼드 보강에 불과하다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감독은 부임 2년차에 접어들면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게 되는데, 이때부터 감독의 색깔이 팀에 녹아들기 때문이다. 근데 어쩌면, 지금의 맨시티 모습이 펠레그리니의 진짜 색깔일지도 모르겠다.


페란과 치키가 맨시티를 떠나지 않은 한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영입될 게 분명하다. 그래서 화려하지 않더라도 팀을 하나로 만들어 공수에 끈끈한 조직력 축구를 구축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묵직한 감독이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바르셀로나가 되려 하지 말고 맨시티만의 축구를 창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C'mon City




[MCFC]


페예그리니 감독이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스쿼드를 갖췄다며 이번시즌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페예그리니는 네그레도, 나바스, 페르난디뉴, 요베티치를 영입하며 잉글랜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칩니다. 그가 영입한 선수들은 월드클래스급의 선수들이 아니지만, 맨시티에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했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습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은 적재적소에서 맨시티의 전력을 끌어올려줄 선수라는 것은 프리시즌 친선전과 훈련을 통해 충분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주어진 자원을 가지고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활용하고, 냉철한 선수운용과 경기감각은 페예그리니가 가진 특별한 능력입니다.

유럽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이후로 2004년 비야레알에서 유에파 인터토토컵 우승 말고는 단 한 번도 우승 경험이 없는 페예그리니가 과연 맨시티를 이끌고 어떤 트로피를 팬들에게 안겨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페예그리니,
우리는 잉글랜드에서 기징 탄탄하고 최고의 스쿼드를 갖췄습니다. 이번에 중요한 선수들을 네 명이나 영입했죠. 뉴캐슬을 상대로 홈에서 개막전을 치르는데, 승리로써 새 시즌을 시작할 것입니다.


C'mo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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