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는 여느 팀들처럼 한 달 동안 팀 내에서 가장 활약한 선수를 'Etihad Player of the Month award'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맨시티'이달의 선수'상이 매달 마지막 날부터 그 다음 달 첫째 주까지 팬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됩니다.

이번시즌이 시작된 8월은 제코가, 9월은 실바가 선정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엔(10월의 선수) 발로텔리가 차지했습니다.

그가 맨시티 '이달의 선수'에 선정된 건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이래 처음입니다.


2010년 8월 발로텔리는 만치니의 부름을 받아 인터밀란의 짙은 청색 유니폼을 벗고 시원한 하늘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맨시티에 대해 특별히 좋아하는 감정은 없었지만 그저 만치니를 믿고 이적하기로 결심한 거죠. 그의 맨시티행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선수들의 화합이 부족한 맨시티라는 팀에서, 평소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그가 합류하는 것은 팀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을 거라는 이유 때문이었죠. 인터밀란은 최고의 유망주를 잃었다는 아쉬움보다 골치덩어리를 치웠다는 것에 속이 시원했을 지도 모릅니다.

악동 이미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였을까요? 이적 후에도 그의 악동 기질은 변함없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재활 중)여자교도소에 난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동료 선수 보아텡과의 다툼을 비롯한 여러 번의 사고를 치며 구설수에 올랐죠. 특히 맨시티에서 (지난 봄까지)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것은 경기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그는 심판 판정에 늘 불만을 품는 버릇과 상대 선수들과의 사소한 볼다툼에 욱하는 감정을 행동으로 그대로 표현해서 색깔있는 카드를 자주 받은 것이죠.

작년시즌 총 27경기를 뛰어 10경고 2퇴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2011/12시즌 유로파리그 16강 디나모키예프와의 2차전 홈 경기에서 그가 퇴장을 당한 이후 그의 행동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 치른 1차전 원정에서 우리가 2-0으로 졌었죠. 그래서 2차전은 오로지 골만이 필요한 상황, 최소 두 골 이상을(무실점 경우) 넣어야만 8강 진출이 가능한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우리가 홈 경기에서는 좋은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충분히 두 골 이상 뽑아낼 거라고 믿었었죠. 경기 초반에 우리가 공격 주도권을 쥐며 디나모키예프를 강하게 몰아부쳐 골이 터질 분위기를 만들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발로텔리가 상대 선수 가슴쪽을 발길질하자 심판이 그에게 퇴장 명령을 내린 겁니다. 그의 퇴장은 팀에게 아주 치명적었죠. 콜라로프의 프리킥 골에 힘입어 우리가 1-0으로 이겼지만 합계스코어에서 2-1로 패배해 8강 진출하는 데 실패를 맛봤습니다. 


나이가 어려 철딱서니가 없다기로서니 중요한 대회에서 팀이 자신 때문에, 그것도 팀 역사에 기록되는 유로파 리그 대회에서 도중 탈락한 데에 그는 강한 책임을 느꼈던 모양입니다. 그 후 얼마 안 지나서 '호나우두(브라질)를 만나게 해주면 바르게 행동하겠다'며 방법이 어떻든 간에 성격 개선 의지를 보여줬죠. 이에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지만 그는 스스로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았던 겁니다.


그 후로도 유소년 선수들에게 다트를 던지거나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다거나 하는 사적인 사고는 계속 일으켰지만 경기장에서는 그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번시즌에 그는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경기 중에 불필요한 반칙과 욱하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죠. 물론 이번시즌 10경기를 뛰면서 3경고를 받았지만요. 그런데 그가 경고 3번을 받은 건 맨유전에서 골 세레모니, 비야레알 2차전에서 실바에게 반칙을 범한 상대 선수(와카소)에게 경고성 표현, QPR전에서 헐리우드 액션 때문입니다. 이건 팀 경기력에 해를 끼치는 행동이 아니었고 오히려 팀 분위기를 살려주는 유쾌한 경고였죠. 특히 맨유전에서 경고를 받았을 때 아구에로와 웃는 장면과 비야레알전에서 와카소가 실바에게 반칙을 저지르고 면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짖자 이를 본 발로텔리가 달려든 장면은 참 훈훈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꾸준히 믿고 이해해준 만치니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이제 경기를 통해서 보답해주는 것 같습니다.


C'mon Balot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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