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펩 과르디올라

축구 감독에겐 저마다 총애하는 선수가 꼭 있다. 감독이 누구를 총애하느냐에 따라 팀에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총애받는 선수가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지난날 페예그리니가 연출한 맨시티의 암흑기가 이제부터는 과르디올라에 의해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두고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페예그리니와 함께한 지난 3년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과르디올라는 페예그리니보다 연륜이 부족하더라도 선수보는 안목과 용병술 그리고 전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럴 거라 기대된다.


그렇다면 맨시티 선수 중 과연 누가 과르디올라의 총애를 받으며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게 될까? 어쩌면 새로 영입되는 선수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겠지만, 기존 맨시티 선수들 중에서도 충분히 그럴 자격이 되는 선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페르난지뉴와 오타멘디다.



[맨시티]페르난지뉴

페르난지뉴는 경기에 꾸준히 출장할 정도로 비교적 건강한 편이다. 부상 빈도가 적고, 언제나 자기몫을 톡톡히 해낸다. 박스투박스 유형의 미드필더로서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서포트 및 커버링해주는 성실함은 과르디올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색깔이 팀에 녹아들기 전까지 적어도 한 시즌 정도 큰 신임을 받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공격에 치우친 중앙미드필더의 역할보다 후방플레이메이커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미드필드에서 제한된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바이에른 뮌헨의 사비알론소와 같은 후방플레이메이커 역할이 예상된다. 맨시티에서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그렇다고 사비알론소와 똑닮은 플레이를 기대할 수 없다. 과르디올라의 볼을 소유하는 축구방식에서 수비와 공격의 교차점에서 균형을 맍춰줄 것이다. 현재로선 페르난지뉴의 플레이는 과르디올라가 추구하는 볼점유율 축구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페르난지뉴는 과르디올라를 만남으로서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맨시티]오타멘디

오타멘디는 중앙수비수치곤 신장이 작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신장이 작은만큼 큰 신장의 수비수가 갖추지 못한 민첩함과 순발력을 가졌다는 장점도 있다. 오타멘디 같은 유형의 수비수는 감독을 잘 만나야만 자신의 재능을 얼마만큼 펼칠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오타멘디를 선호하는 감독은 많지 않다.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상대 선수를 압박하기 좋아하고 서서 볼을 뺏는 것보다 강한 슬라이딩 태클을-페널티 박스에서조차-서슴없이 즐기기 때문에 자칫 팀을 위험에 빠뜨리는 횟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전술상에 규율과 규칙을 중요시하는 감독이라면 그런 오타멘디를 예뻐할 수 없다. 팬들도 오타멘디 같은 유형의 수비수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오타멘디 수비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지만, 과르디올라의 전술에서의 오타멘디는 사실 기대가 크다. 예상하건데, 오타멘디는 포메이션상에서 중앙수비수를 기본으로 두고, 세부적인 임무로는 더 나아가 중앙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할 걸로 보인다. 민첩하고 빠르며 준수한 패싱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후방에서 볼 소유 및 배급의 중심에 설만하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 같은 변칙적인 전술에 오타멘디의 플레이 스타일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맨체스터시티]


어느새 맨시티의 주름이 늘었다. 야야투레,실바,콜라로프가 각각 27,24,24세였었던 2010년 여름에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었는데, 이처럼 새파랗게 젊었던 3인방이 이제는 서른살이 되어 축구선수 삶에서 은퇴를 바라보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 맨시티를 이끄는 중심에는 그들을 비롯한 만치니가 영입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스무살 초중반 선수들로 팀을 설계한 만치니 덕분에 그나마 지금까지 우승후보팀으로서 잘 버텨왔다.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에 비해서 수비진의 주름살이 많다. 젊은 선수들로 팀을 갈아엎은 2007년 탁신 구단주 때의 에릭손 감독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수비진 평균연령이 무려 6살 많아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잘나가던 AC밀란이 이제는 빅3에 진입조차 못하는 불명예스런 팀이 돼 버린 이유가 축구팬이면 누구나 알다시피 노쇠화에 의해서다. 당시 서른살을 훌쩍 넘긴 수비수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들이 수비의 축이었다보니 팀 전력 발란스가 무너졌다. 그 이후부터 '수비하면 밀란'이란 말이 더 이상 불러지지 않았으며, 결국 세대교체에 실패하면서 강팀의 모습을 잃고 말았다.

맨시티 역시 그런 밀란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시즌 기동력이 좋고 압박이 좋으며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맨시티의 노쇠화가 성적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페예그리니의 맨시티가 실패의 길로 접어들 것은 처음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다음시즌 함께할 새로운 감독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어떤 모습을 갖출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르디올라가 오면 맨시티 선수단 개편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면, 연령이 많은 선수가 가장 먼저 방출이 될 것으로 보이고 그 다음이 기량 미달된 선수일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서 볼을 잘 다루는 기술과 전술적으로 이해력이 높은 선수가 필요한데 여기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단연 체력이다. 현재 맨시티 선수 중 과르디올라 축구에 부적합한 선수로는 데미첼리스,야야투레,나바스,보니,사냐,클리시,콜라로프 등을 꼽을 수 있다. 

30라인

카바예로(34),데미첼리스(35),사냐(33),페르난지뉴(30),사발레타(31),클리시(30).콜라로프(30),야야투레(32),실바(30),나바스(30),제코(30)


25~29라인

조하트(28),망갈라(25),콤파니(29),오타멘디(28),델프(26),페르난두(28),나스리(28),보니(27),아구에로(27)


19~24라인

케빈(24),스털링(21),이헤아나초(19)


방출 예상  

데미첼리스(35),야야투레(32),나바스(30),보니(27),사냐(33),클리시(30),콜라로프(30)


잔류 예상 

하트(28),카바예로(34),콤파니(29),사발레타(31),페르난지뉴(30),실바(30),제코(30),망갈라(25),오타멘디(28),페르난두(28),나스리(28),아구에로(27),케빈(24),델프(26),스털링(21),이헤아나초(19)


[맨체스터시티]데미첼리스

데미첼리스가 아직까지 은퇴를 안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만큼 기량이 맨시티의 수준에 못미치고 나이도 많다. 자신에게 익숙한 선수만 중용하는 페예그리니의 고집 때문에 데미첼리스가 맨시티에서 잘 버티고 있지만, 오는 여름이면 계약기간마저 만료돼 페예그리니와 함께 손 잡고 맨시티를 떠날 예정이다. 


[맨체스터시티]야야투레

야야투레는 본인의 의지로 이적을 결심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가 바르셀로나에 소속된 시절에 과르디올라의 중용을 받지 못해 맨시티로 이적했다는 것 그리고 지난시즌부터 풀타임을 소화하는 데 힘들어하며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것. 서른이 넘어가면서 체력에 점점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간간히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압박과 커버링을 끊임없이 행해져야 하는 과르디올라의 축구에 체력적인 부담을 느껴 다른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적한다면 나이를 고려해 세리에A에 속한 팀에 갈 듯 하다.


[맨체스터시티]나바스

나바스는 모든 감독이 좋아하는 특기를 갖췄는데, 그건 바로 빠른발을 이용한 드리블과 크로싱이다. 반면 볼 간수 능력이 떨어지고 수비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단점 역시 뚜렷하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조커로서의 활용가치가 충분할뿐 전술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에 적합하지 않다.


[맨체스터시티]보니

보니는 평범한 공격수로서, 영입한다고 했을 때 페예그리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스완지를 떠나 맨시티에 온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고, 보니를 영입한 페예그리니의 선수 보는 안목이 좋지 않음을 또 한번 드러났다.


[맨체스터시티]사냐&클리시

사냐와 클리시는 2007~2010년 때가 최고의 전성기였다. 사냐 같은 경우엔 2014년 한창 기량이 떨어지는 시점에 자유계약으로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었다. 내년이면 둘 다 계약이 만료돼, 오는 여름 좌우 풀백을 영입하게 되면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맨체스터시티]콜라로프

콜라로프는 풀백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맨시티에서 설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지난 2012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세리에A로 복귀할 뻔했지만, 만치니가 전술적 변화를 주면서 측면미드필더로도 활용해 잔류시켰다. 지금까지 맨시티에서 잘 버텨온 건 순전히 풀백이라는 특수한 포지션이었기에 가능했다. 풀백치고는 윙백처럼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다. 이러한 성향의 풀백은 공격에 꾸준히 기여를 해주지 않는 이상 팀에 계륵같은 존재가 된다. 풀백의 기본은 무엇보다 수비에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포지션 임무 수행을 애매모호하게 플레이한다는 점에서 과르디올라의 라인업 구상에 포함되기 힘들 수 있겠지만, 마땅한 주전용 풀백을 찾기 전까지는 클리시보다 방출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이상 '방출 예상 선수'라는 범주를 만들어 설명한 것은 단지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지금보다 출전기회가 적어질 것이라는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방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위에 언급된 선수 외에 나머지 선수들은 과르디올라의 맨시티 감독 데뷔시즌을 함께 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





[맨체스터시티]



2012년 여름이 끝날 무렵 9월에 시티의 상위 보드진이 교체됐다.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열었던 페란과 치키가 바로 그들이다. 바르셀로나에 버금가는 클럽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가장 먼저 행한 일이 감독 교체였다. 당시 팀을 이끈 감독은 현재 인터밀란을 이끌고 있는 로베르토 만치니였는데, 페란과 치키가 구상하는 시티의 미래 감독은 과르디올라였다. 보드진은 인터뷰를 통해 공공연히 과르디올라를 감독직에 앉히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관심과 사랑이 남달랐는데,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보드진과 감독이란 관계를 맺으며 손발을 맞춰본 좋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에 대한 지나친 사랑은 결국 시티를 퇴보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만치니를 경질하고 페예그리니를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사실 팀의 단계적 목표를 기대 이상으로 달성해 나가는 만치니에게 경질이란 것은 불합리한 처벌이었다. 2012/13시즌 반복된 챔스부진과 리그 2위임에도 리그 우승하지 못한 것 그리고 FA컵 결승전에서 패했다는 명분으로 가차없이 경질했다. 이것은 어쩌면 만치니의 힘이 세질 것을 우려한 발빠른 조치였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페예그리니를 감독에 앉힌 것은 장기적인 플랜이 아니라 과르디올라를 선임하기 전까지, 한마디로 땜빵이 필요해 데려온 것이다. 페예그리니 자신도 그렇다는 것을 알고선 시티에 넘어왔다. 페예그리니는 시티를 맡기 직전 말라가를 챔스 8강에 진출시키는 등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뒀었다. 

보드진이 땜빵용으로 페예그리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챔스였다. 챔스부진이란 명분으로 만치니를 경질했기 때문에 이 명분이 합당했다는 역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승을 밥 먹듯이 할 만큼 굉장한 명장이면 안 되었다. 또한 강팀을 꾸준히 강팀으로서 유지시킬 줄 아는 내실형 명장이어서도 안 되었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는 감독이면 과르디올라를 데려 올 수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보드진은 과르디올라를 넘을 수 없는, 적당히 기복을 타고 안정감이 부족한 페예그리니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어찌보면 페예그리니는 페란과 치키의 음흉한 계획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겠지만, 자신이 선택받은 이유를 충분히 알고서 시티 감독직을 수락했기 때문에 굳이 또 피해자라고 볼 수도 없다. 페예그리니는 시티가 자신의 감독 커리어 마지막 팀으로 생각하며 말라가를 박차고 시티 지휘봉을 잡았다.

페예그리니의 축구에 대해 흔히 '전술적 유연함'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전술적 유연함'은 모든 감독들에게 해당되는 말로서, 특히 리그 빅4의 벽을 넘기 위해 도전하는 중상위권 팀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축구전문가나 팬들이 그런 팀을 맡는 감독에게 전술적으로 유연하다라는 말을 자주 던진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상위권 팀을 이끄는 감독은 자신의 팀이 경기에서 꾸준히 이기는 전력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매 경기마다 실점 위험이 있더라도 공격적인 축구를 통해 승점을 따내는 것이 우선이므로 경기 중 선수교체나 부분전술에서 더욱 공격에 치중하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축구가 통하기라도 하면 팬들은 즐거워하지만, 시티처럼 리그 정상급에 위치한 우승후보팀에겐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페예그리니가 시티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준 것은 역시나 공격이었다. 변화라기 보다는 이 부분을 보강하면서 수비에 대한 무게가 줄어들었는데, 시티 감독 부임 초기에 '한 골 먹히면 두 골을 넣겠다'는 식의 인터뷰를 했었던 만큼 공격만을 강조했다. 여기서 바로잡고 넘어갈 게 있다. 페예그리니는 남미 출신답게 수비에 정통한 전술가가 아니고 명장도 아니다. 수비를 탄탄하게 만드는 감독에겐 전술이 유연하다라고 부르지 않고 전술가라고 부른다. 전술은 근본적으로 수비에서 비롯되며 전술의 완성도는 수비의 완성도다. 따라서 축구판에서 페예그리니에게 전술가라고 부르지 않고 'Charming(매력적)'이라고 불러주는데, 이 '매력적'이란 말은 중상위권 팀을 맡는 감독이나 강등권 후보로 예상된 팀을 중위권으로 올려놓은 감독에게 붙여주는 아주 흔한 말이다. 일례로 모예스가 에버튼 시절에 자주 들은 말이었다.

결국 페예그리니는 시티를 중상위권 팀들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로 바꿔놓았다. 만치니의 작품인 탄탄한 수비조직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거듭될수록 수비라인이 붕괴돼 어처구니없는 장면에서의 실점이 부쩍 많아졌다. 팬들은 화끈한 득점에 페예그리니를 좋아했지만 이것은 그저 공격적인 축구에 눈이 즐거운 눈속임에 불과하다. 팬들은 그저 눈이 즐거우니 가장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꿰뚫지 못한 것이다.

페예그리니는 덕장이 아니다. 성격이 온순하고 선수들과 마찰이 없다는 이유로 덕장이라고 부르는 팬들이 있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포츠 감독에게 덕장이란 수식어를 붙혀주려면 최소한 감독이 선수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해주거나 평등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러한 덕목을 페예그리니가 확실히 갖추지 않았으며, 오히려 선수 차별이 심한 편에 속한다. 눈밖에 난 선수에겐 좀처럼 기회를 안 주고 기량이 떨어짐에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과거에 서로 좋은 기억이 있는 선수를 중용하는 편협한 인물이다.  

또한 선수관리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다. 우승후보 팀을 이끌려면 각종 대회 우승을 목표로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서 항상 선수단을 점검하며 관리해야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본래 페예그리니가 중상위권 팀에 최적화된 감독이다보니 우승후보팀을 이끌만한 노하우가 없고 경험 역시 부족하다. 당장의 성적에만 급급한 중상위권 팀 운영 방식을 고수했으며 선수관리에서도 융통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의 핵심선수가 부상이나 징계같은 이유로 전력에서 빠지게 되면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물론 어느 팀이나 핵심선수에 대한 의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공백으로 인해 나타는 약점을 최소화시키는 건 감독의 능력과 판단에 달린 일이다.

시티에서 일궈낸 업적은 칭찬할만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시티에 부임한 데뷔시즌에 정규리그와 리그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3년차인 이번시즌에도 리그컵을 차지했는데, 정규리그 우승한 2013/14시즌 기존의 첼시와 맨유 같은 우승후보 라이벌팀들이 과도기를 겪는 중이었으므로 마땅한 적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뜻밖의 복병이었던 리버풀과 접전을 벌인 끝에 간신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리그컵은 3년 사이 두 번 우승을 차지했지만 리그컵 우승은 당연히 시티의 몫일 수밖에 없었다. 리그컵은 매년 폐지 논란이 있을 정도로 잉글랜드에서 가장 비중이 적은 있으나마나한 대회다. 이렇듯 대회 비중이 적다보니 각 팀 감독들은 어린선수들에게 1군 데뷔 기회를 주거나 비주전 선수들을 출전시킨다. 1.5군이나 1.8군 정도의 2군에 가까운 선수구성으로 라인업을 짜는 것이 일반적인데, 페예그리니는 평상시처럼 줄곧 베스트 1군에 가까운 라인업으로 리그컵을 임했다. 당연히 다른 라이벌팀들에 비해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었고 결국 두 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리그컵에서 뛰기를 기대한 어린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아 팀에 대한 애정을 식게 만들었으며,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주전들의 체력이 금방 소모되는 등 상당한 부작용을 낳았다.





대회  2015/16 유에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대 맨체스터시티

시간  2015년 10월 1일 목요일 03:45 (한국)

장소  보루시아 파크




예상선발
 
맨시티
묀헨글라드바흐
좀머 / 벤트, 노르트바이트, 크리스텐센, 한 / 존슨, 사카, 다후드, 헤르만, 스틴들 / 하파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에서 맨시티와 묀헨글라드바흐가 각각 3,4위다. 1차전 때 맨시티는 유벤투스를 홈에서 2대1 역전패했고, 묀헨글라드바흐는 스페인으로 원정을 떠나 세비야에게 득점없이 3대0 대패했다.

1차전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한 양 팀이 2차전에서 만났는데, 이거 참 재밌는 구도다. 서로 승점 3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물러설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맨시티는 유벤투스에게 패한 후유증이 생겨서인지 이후 정규리그 두 경기도 패하고 말았다. 핵심선수들의 줄부상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럴 듯한 변명을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나머지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승리를 이끌만한 전력을 갖춘 팀이 맨시티다. 화려한 공격진만 믿고 수비를 등한시한 채 경기준비를 대충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토트넘전 패배를 통해 펠레그리니 감독이 깨달아야 한다. 공격에 치우친 감독의 성향 때문에 맨시티의 수비수들은 억울하다.

이번 묀헨글라드바흐와의 대결을 객관적인 전력으로만 본다면, 맨시티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진다. 경기가 펼쳐지기 전에 승패 예상을 하는 기준이 양 팀의 전력비교니까 말이다. 또 양 팀의 그런 결과 예상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로는 묀헨글라드바흐가 리그 개막전부터 부진에 빠졌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묀헨글라드바흐가 지난 두 경기에 승리를 거두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는 걸 모르는 팬들이 꽤 많다. 지난 몇 년 간 묀헨글라드바흐를 경쟁력있는 팀으로 만든 파브레 감독이 이번시즌 초반부터 성적 부진 책임을 져 도중 사임했고, 그 자리에 2군팀을 이끈 슈베르트가 감독직을 임시 수행하고 있다. 슈베르트 지휘 하에 2연승 중이다. 아우크스부르크를 4-2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지난 주말 슈투트가르트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묀헨글라드바흐는 개막전부터 5연패를 당하는 과정이 굉장히 처참했다. 5경기 2골 14실점. 당연히 파브레 감독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었고, 감독이 바뀌면서 2경기 7득점 3실점을 하며 지난시즌의 모습을 점차 되찾아 가는 중이다.

4-2로 첫승한 아우크스부르전 때 보여준 경기력이야말로 글라드바흐의 지난시즌 모습이다. 빠른 역습 전개와 공간을 파고드는 패스 및 침투공격 그리고 분데스리가만의 특색있는 전방압박을 잘 보여줬다. 공격의 날카로움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가는 중이지만, 무너진 수비력을 끌어올리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실점하더라도 골을 많이 넣으면 된다라는 펠레그리니식의 축구가 이번 경기에서 만큼은 균형적인 절제가 필요하다. 제법 속도감 있는 축구를 구사하는 묀헨글라드바흐가 맨시티의 수비 뒷공간 약점을 파고들어 원샷원킬 능력을 갖췄다 있다. 물론 맨시티의 빠르고 창조적인 공격전개에 묀헨글라드바흐 역시 고전할 건 분명하다.


이번 경기는 무엇보다 승점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맨시티가 조직적으로 안정된 축구를 선보였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양 팀의 문제점인 수비진의 불협화음. 이것을 어느 팀이 먼저 공략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이 양 팀의 약점이 명확하게 드러난 상태에서 벌이는 대결인만큼 누가 이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최근 좋은 분위기를 탄 묀헨글라드바흐가 홈경기라는 점에서 맨시티보다 자신감이 충만하다.


운 좋으면 무승부로 마칠 것 같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맨시티의 치키 페히리스타인 단장과 패트릭 로버츠


이름  패트릭 로버츠
생년월일  1997년 2월 5일(18세)
국적  잉글랜드
신체조건  167cm
포지션  윙어(오른쪽), 공격수
특기  드리블

별명  잉글리시 메시

이적료  비공개(800만 파운드 추정;한화 약 143억원)

2010, AFC 윔블던 유소년 아카데미
2010~2014, 풀럼 유소년 아카데미

2013~2015, 풀럼 22경기

2012~현재,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팀 31경기 14골



라힘 스털링과 파비안 델프에 이어 잉글랜드의 신성 패트릭 로버츠를 영입했다. 향후 홈그로운을 의식한 영입이다.


로버츠가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단 패트릭 비에이라가 이끄는 2군팀에 소속되어 2부리그(챔피언쉽) 팀에 임대 갈 걸로 보인다.

2부리그에 속한 풀햄에서 성인무대를 밟았으며, 2014년 5월 22일 리그 31라운드 맨시티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성인 무대 데뷔전 상대팀에 이적했으니 감회가 새로울 듯 싶다.

클럽팀에서의 개인기록은 아직 나이가 어리기에 성인들 기량에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동년배 사이에선 나름 스페셜한 존재감 뽐낸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U-19, 패트릭 로버츠


잉글랜드 유소년(16~19세)대표팀에 없어선 안될 공격자원인데, 최근 유에파 U-19 챔피언십에서 벨라루시·룩셈부르크·벨기에·프랑스를 만나 골맛을 봤다. 이 대회에 총 8경기 5골을 기록하며 팀 내 득점 2위에 올랐다.

18세에 조금만 좋은 모습을 보이면 '최고의 유망주'란 수식어를 받는 유망주들이 세상에 셀 수 없이 많다. 로버츠도 그 중에 한 명이다.

이제부터 꾸준히 성장하거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므로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건 로버츠가 좋은 선수로서 성장하는 데 방해될 수 있다. 장래를 보고 영입한 것이니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맨시티에서 훌륭한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고 배워 부상없이 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C'mon City



[아스톤빌라]파비안 델프


델프를 처음 알게 된 건 09년 여름이다. 당시 맨시티 감독이었던 마크휴즈가 델프를 영입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었다. 08/09시즌 델프(당시19~20세)가 리즈유나이티드 일원으로 3부리그에서 '3부리그 올해의 영플레이어'주인공이었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총 50경기 6골(리그 44경기 중 42선발 6골 5도움 12경고)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부리그에 활약한 거라서 1부리그(EPL) 팀들은 델프 영입을 놓고 반신반의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파를 좋아한 마크휴즈(당시 맨시티감독)는 레스콧과 더불어 델프에게 영입 관심을 보이며 여러 차례 관찰을 했는데(간단한 관심정도) 어쨌든 레스콧만 영입하는 걸로 마쳤고, 델프는 아스톤빌라로 이적했다.

아스톤빌라에서의 초반 생활이 썩 행복하지 않았다. 지금 내 기억에 델프가 그랬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뿐이다. 그도 그럴것이 3부리그에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을 만큼 유능한 재능을 보였다지만 EPL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잉글랜드 최고의 리그인 EPL에서 그의 기량이 쉽게 통할리가 없었다. 아스톤빌라에 이적 후 데뷔시즌(09/10) 리그 8경기(4선발4교체)에 출전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이렇게 아스톤빌라에서 자신의 실력이 특출나지 않다는 걸 안 델프는 설상가상으로 시즌이 끝날 무렵 심각한 무릅 부상을 입어 5개월(4~11월)간 팀 전력에서 제외됐다.

그 다음시즌(10/11) 12월 말 토트넘전을 통해 부상복귀를 알렸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출전기회를 못 잡은 채 리그 7경기(4선발3교체)만 출전했다.

델프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11/12시즌에도 이어졌다. 이 시즌에는 소속팀(아스톤빌라)에 골치거리 선수가 전락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을 정도로 잦은 부상에 기를 펴지 못했다. 리그 개막전에 이어 8라운드까지 연달아 선발 출장했지만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해서 여러 번의 부상을 당하는 불운이 따랐는데, 리그 11경기(10선발)에 출전했다. 전소속팀(리즈)에 짧은 임대 생활을 보내기도 했다.

델프는 아스톤빌라에게 굉장히 고마워해야 한다. 3시즌 동안 팀에 도움 안되는 선수를 팔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줬으니 말이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12/13시즌부터 팀에 쓸만한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역시나 시즌 중에 부상을 입었지만 아주 경미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플레이 스타일이 좀더 강하게 변했다. 한마디로 EPL을 적응하는 데 3시즌이 걸렸다는 얘기다. 그전까지 곱게 플레이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때부터는 터프한 느낌의 플레이를 펼쳤다. 중앙미드필더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정신적인 강한 투지를 탑재한 것이다. 리그 24경기(19선발) 1자책골을 기록했다.

13/14시즌부터 아스톤빌라의 주전자리를 꿰찼다. 주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으며, 경우에 따라 중앙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왼쪽측면미드필더22경기,중앙미드필더11경기)
리그 14라운드에서 사우스햄튼을 상대로 마침내 리그 데뷔골이자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이적 후 처음으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동시에 'MoM'에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리그 34경기(33선발)3골 2도움 1자책골을 기록했다. 14/15시즌엔 리그 28경기(27선발) 3도움 1퇴장을 기록하며 준수한 플레이를 펼쳤다.

[맨체스터시티]파비안 델프


델프에 대한 내 평가는 이렇다. 맨시티에선 중앙미드필더로 뛸 때 야야투레·페르난두·페르난지뉴 등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경쟁조차 하기엔 실력이 너무 떨어진다. 왼쪽 미드필더에는 실바·나스리·스털링 등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출전기회를 잡기 힘들다. 포지션 경쟁자들의 줄부상이 발생하지 않은 이상 벤치신세을 면치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유리몸이다. 제대로 발전할 수 없었던 요인이 잦은 부상이었다.
2010년 4월18일~11월06일 / 202일 / 무릎 부상
2011년 10월21일~10월28일 / 7일 / 개인적 질병
2011년 12월09일~12월17일 / 8일 / 무릎 부상
2012년 2월27일~5월14일 / 77일 / 발목 부상
2013년 1월19일~1월21일 / 2일 / 타박상
2013년 1월25일~2월10일 / 16일 / 발목 부상
2013년 10월27일~11월24일 / 28일 / 개인적 질병


델프 영입은 그저 홈그로운 선수 숫자 채우기에 불과하다. 이렇게 말하면 델프의 실력을 깎아내리는 것 같이 보이겠지만, 리그 우승이 '천추의 한'인 리버풀까진 괜찮더라도 리그 우승 경쟁을 펼쳐야 하는 맨시티에겐 도움되는 선수가 아닌 건 사실이다. 아마도 내년 여름 개시될 논홈그로운 팀리빌딩 과정에서 현재 유스 선수들이 차차 홈그로운 자격을 얻게 될 때쯤 다른 팀에 이적할 거라고 본다. 델프 역시 이점을 알고 맨시티에 온 거라고 짐작된다. 주전 경쟁을 통해 기량이 발전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델프를 향해 차가운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맨시티팬들이 처음부터 큰 기대감을 갖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델프가 오랜 시간 아픔을 겪고선 힘들게 자리를 잡은 케이스다. 맨시티팬들이 괜히 섣부른 기대감을 가졌다가 실망스런 플레이를 펼친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의 화살을 던질까 걱정이 앞선다.

잘하든 못하든 말썽부리든, 시티 유니폼을 입으면 우리가 감싸줘야 할 시티맨임을 잊지말자.



C'mon City




[맨체스터시티]파비안 델프


이름  파비안 델프
생년월일  1989년 11월 21일(25세)
국적  잉글랜드
신체조건  174cm , 60kg
포지션  미드필더(중앙,왼쪽)
특기  패싱,슬라이딩
이적료  8백만 파운드(한화 약 143억원)

계약기간  5년(2020년)

2000~2001, 브래드포드 유소년 아카데미
2001~2006, 리즈유나이티드 유소년 아카데미

2006~2009, 리즈유나이티드 50경기 6골
2009~2015, 아스톤빌라 128경기 8골
(2011~2012, 리즈유나이티드 임대이적 5경기)

2014~현재,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 6경기



얼마전 소식팀(아스톤빌라)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맨시티팬들의 원망을 샀던 파비안 델프가 어떤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였는지 다시 마음을 돌려 맨시티로의 이적을 결심하며 완료지었다. 과정이 어떻든 간에 홈그로운 선수 숫자 채우기에 급한 맨시티로선 델프의 영입이 반갑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라힘 스털링


밀너가 빠진 홈그로운 자리에 스털링으로 채웠다. 스털링은 중앙미드필더를 제외한 모든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주로 오른쪽 윙에서 나스리·나바스와 주전경쟁을 펼칠 예정이며, 가까운 미래에 그들의 대체자에 가깝다.

스털링은 18세부터 본젹적으로 성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더 놀라운 건 당당히 팀 전력의 주축이 되었다는 점이다. 19세에서 20세를 맞이하는 과정에선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실로 대단한 성장 과정이다. 스털링이 백인이고 외모까지 잘 생겼더라면 스타성까지 갖춰졌을 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있다.

스털링은 '월드클래스'레벨의 선수가 돼 가는 단계를 밟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일례로 호날두가 스털링 나이였을 때, 기록면에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경기에서의 영향력과 플레이 수준은 스털링이 몇 단계 앞선다.(이에 말같지 않다면 축구 좀 오래 봤다는 형아들에게 물어보세요)

엄청난 장래성이 있고 홈그로운이란 프리미엄이 붙었음에도 스털링의 이적료는 시티의 입장에서 볼 때 적당한 수준이다. 단순히 시티가 갑부구단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스털링을 영입함에 따라 앞으로 행할 팀리빌딩에서 대체자가 필요한 선수만 영입하고, 추가적으로 쓸데없이 2선 미드필더를 영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스털링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앞서 말했듯 중미를 제외한 모든 미드필드에 뛸 수 있고 공격수로서도 충분하다. 스털링 혼자 두세 명분의 역할을 맡을 수 있으므로 2선자원 영입에 돈(이적료+주급)을 아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로 인해 팀 입장에선 선수단 개편과 관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초공사를 한 셈이다.

그러므로 스털링에게 들어간 이적료가 결코 과한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만일 스털링이 오른쪽 윙어로서만 역할이 가능한데 그정도의 이적료를 퍼부었다면 이거야 말로 미친짓이다.


리버풀 선수가 맨시티 유니폼을 입는 거에 불편한 기분이 들지만, 기왕 온 거 멋진 활약을 펼쳐서 팀 우승에 일조하고 EPL 최고의 크랙형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이름  라힘 스털링
생년월일  1994년 12월 8일(20세)
국적  잉글랜드
신체조건  170cm , 69kg
포지션  미드필더(공격형,윙어), 포워드
특기  드리블
이적료  4,900백만 파운드(한화 약 860억원)

계약기간  5년(2020년)


2003~2010, 퀸즈파크레인저스 유소년 아카데미
2010~2012, 리버풀 유소년 아카데미

2012~2015, 리버풀 129경기 23골

2009~2012,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팀 31경기 7골
2012~현재,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 16경기 1골



마침내 스털링 영입 발표가 났다. 이적료가 무려 4,900만 파운드(한화 약 860억원)에 이른다. 이건 EPL 안에서 이루어진 역대 잉글랜드 선수 중 최고의 이적료다.


혜성같이 등장해 뜨거운 감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대충 살펴보자면,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2012년(11/12시즌) 3월 17세의 나이에 정규리그 30라운드 위건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30분 교체투입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 다음시즌(12/13) 총 36경기(정규리그24) 2골(정규리그2)을 기록했는데, 정규리그 8라운드 레딩과의 홈경기에서 데뷔골인 동시에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때 시즌부터 리버풀의 미래와 신동이란 찬사를 받기 시작했다. 13/14시즌엔 총 38경기 10골(정규리그33경기 9골)을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치며 리버풀의 핵심선수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토트넘·아스날·맨시티와의 경기에서 골망을 흔드는 등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여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시즌(14/15)에도 총 52경기 11골(정규리그35경기 7골)을 기록하는 등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팬들로부터 욕은 욕대로 먹고 있는 요즘이지만 기량면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상태다. 20세라는 나이에 검증을 끝낸 선수가 세계적으로 몇 안된다. 개인적으로 스털링에게 기대가 큰 이유는 호날두의 20세 전후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서다.


단순히 기록만을 보자면 호날두의 20세 전후(맨유시절)의 성적과 비교해봐도 전혀 꿀리지 않는다. 스털링의 미래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호날두에 버금가는 수준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겠지만, 조금 못미치는 정도로 성장해주더라도 대단한 일이다.

스털링이 보여준 기량과 장래성을 보면 4,900만 파운드라는 이적료가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현재 홈그로운 선수로는 기량과 잠재력 면에서 탑 위치에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나이가 깡패다. 20세.


계속 리버풀에 잔류했더라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시티가 리버풀보다 훌륭한 선수들이 훨씬 많고 고급축구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함께 훈련과 주전 경쟁을 통해서 눈부시게 성장할 걸로 기대된다. 



시티가 호구딜한 것인지 아니면 리버풀이 호구딜한 것인지는 2~3년 뒤에 평가할 문제다. 아무쪼록 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최고 수준의 홈그로운 선수를 영입해 다행이다.


C'mon Cityyy




[맨체스터시티]


  도르트문트 수장인 클롭이 이번시즌만 마치고 계약 종료하기로 구단측과 합의했다. 그가 먼저 구단에 '계약해지' 요청했다는 것은 다른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뜻이다. 아마도 그 다른 팀이 맨시티가 아닐까 짐작된다.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을 떠나 맨시티에 오고, 그가 바이에른에 가는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클롭이 지난 7년 간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면서 바이에른과 더불어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업적을 쌓았다.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의 우승 독주를 막는 동시에 긴장감을 안겨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팀의 수준을 바이에른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거 보면, 팀을 만드는 능력이 훌륭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EPL은 분데스리가와 다르다.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지만, EPL은 첼시·맨유·아스날 등 매시즌 우승 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견제할 대상이 분데스리가에서보다 훨씬 많다. 독일이란 나라를 벗어나서 지도자 생활을 해보지 않은 '경험부족'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선수생활부터 줄곧 독일에만 있었고, 감독 경험도 마인츠를 시작으로 도르트문트가 전부다. 독일 밖 사정에 둔감하다고 볼 수 있겠다. 감독으로서 경험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출신이 제각각인 감독들로 구성된 EPL에서 과연 리그 환경에 맞게 팀 운영(전술,선수관리)을 해나갈 수있을지 의문스러우면서도 무척 궁금하다.

  선수영입에 팬들과 보드진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지도 지켜봐야 한다. 클롭은 도르트문트에서 지도력을 인정 받았어도 맨시티가 도르트문트보다 야망있고 스케일이 훨씬 큰 클럽이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선 마케팅에 소홀할 수 없다. 스타플레이어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의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데,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해 관리한 경험이 없다. 선수들이 이적할 때 자신에 대한 대우 조건이 좋은 팀 또는 그 팀의 비전을 보고 선택하지만 이적 팀 결정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감독이 누구냐다. 만일 월드클래스로 성장할만한 A라는 선수를 첼시(무리뉴)와 맨유(반할)도 관심을 가져서 영입 경쟁을 벌여야 할 경우 아무래도 클롭이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맨시티는 리빌딩을 통한 세대교체가 필수다. 클롭과 보드진 간의 약속은 부임 첫 시즌에 어떤 대회의 우승 달성보다 '리빌딩'에만 초점을 맞출 걸로 보인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내면 금상첨화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행할 것인지 아니면 단기간에 급진적으로 행할 것인지는 보드진의 뜻에 따라야겠지만, 홈그로운 제도를 신경 쓰면서 기존의 주전급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기보다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 중 경쟁력이 떨어진 선수를 방출해 선수층을 얇게 만든 다음 젊고 유능한 선수를 영입해 다시 본래의 선수층으로 두텁게 만드는 방식으로 리빌딩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방법이 첼시·맨유·아스날과의 우승 경쟁에 크게 밀려나지 않은 채 줄다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팀들에 크게 뒤처지지 않은 선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성적만 내도 '잘했다'는 갈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리빌딩 중 꾸준함이 필요한 정규리그에서 힘을 못쓸 공산이 크기 때문에 어쩌면 성과를 기대할만한 대회가 챔피언스리그일지도 모른다. 물론 시즌 초반 우승 경쟁권에 들려고 치열하게 싸우겠지만 점점 선두와의 승점차가 벌어지면 챔피언스리그에 더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 2011/12시즌 첼시가 시즌 중후반기에 정규리그 포기하고 FA컵과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해 더블을 달성했던 것처럼 말이다.

  보드진이 클롭을 데려오면, 특별한 존재감을 보이지 않은 이상 팀을 장기간 맡기지 않을 것 같다. 클롭의 메인 임무는 리빌딩이고, 리빌딩이 어느 정도 행해질 경우 본격적인 우승컵 사냥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안첼로티나 과르디올라에게 맨시티 지휘봉을 맡길 수 있다.

  축구 감독이란 인생은, 누구는 성적부진에 시달려 경질 당해도 다른 빅클럽을 이끌고 누구는 항상 고만고만한 팀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다. 클롭은 아주 젊은 감독이다. 앞으로 강팀만을 계속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한 테스트가 맨시티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 멋지게 팀을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리빌딩이 필요한 맨시티도 클롭이란 카드가 썩 나쁜 건 아니다. 성향이 비슷한 비야스-보아스처럼 EPL에서 실패할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일단 'GO'를 외치고 싶다.


C'mo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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