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펠레그리니가 임대 영입을 제외하고 완전영입한 선수들을 나열해보면 네그레도·요베티치·보니·나바스·수쿨리니·페르난지뉴·페르난두·망갈라·사냐·데미첼리스·카바예로 등이다. 공격수 3명, 미드필더 4명, 수비수 4명(골키퍼포함) 등 총 11명인데 이들을 가지고 팀을 어거지로 만든다면 백3 전형으로 한 개의 팀을 구성할 정도다.

그렇다면 펠레그리니가 영입한 선수 중에 제역할을 하는 선수가 몇이나 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필자는 딱히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 그래도 굳이 한명을 꼽자면 그.나.마 나바스만이 자신의 가치를 근근히 증명하고 있다고 본다. 나머지 선수들은 정말로 "글쎄올시다"다.


펠레그리니의 선수영입이 왜 실패했는지 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영입 선수들의 경기력을 일일이 다 써내려갈 수 없으니, 선수 영입으로 팀의 전력이 강화되고 전술적 완성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시즌 초반 성적을 살펴보겠다. 선수를 영입했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전력 보강이냐' '스쿼드 보강이냐'  그렇다면 맨시티는?

 
펠레그리니 부임 시즌 2013/14

시즌초반 10경기  6승 1무 3패 26득점 11실점

영입(겨울X) - 페르난지뉴, 나바스, 네그레도, 요베티치, 데미첼리스
방출(겨울X) - 콜로투레, 테베즈, 마이콘 ; 2군 웨인브릿지, 산타크루스

만치니가 경질되자마자 일찍이 맨시티 감독에 내정. 라 리가에 뛰는 선수를 대거 의리 영입하며 팀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음. 다량 득점으로 팬들의 마음을 얻기도 했지만, 필자와 같은 다수의 맨시티 팬들에겐 수비 조직력이 퇴보된 거에 대해서 펠레그리니의 축구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냄. 그래도 부임 데뷔 시즌이니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엔 시기적으로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지켜보기로 함. 시즌 초반 수비 불안이 따랐고, 공격을 최선의 수비로 두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어 경쟁팀들이 선수부상과 피로에 허덕일때 맨시티는 더블스쿼드라는 강점에 힘입어 막판뒤집기 리그 우승 및 리그컵 우승


펠레그리니 부임 2년차 2014/15

시즌초반 10경기 5승 3무 2패 22득점 9실점

영입(겨울X) - 사냐, 페르난두, 카바예로, 수쿨리니, 망갈라, 람파드
방출(겨울X) - 레스콧, 가레스배리, 판틸리몬, 잭로드웰, 하비가르시아, 후즈

지난시즌에 노출된 수비와 조직력 불안을 해결해야 하는 펠레그리니가 수비쪽 영입에 비중을 둠. 하지만 막상 경기에선 그런 문제의 보완점(전술)이 드러나지 못하고 계속 수비조직력 불안이 드러남. 선수영입만 했을뿐 맨시티의 불안 요소를 전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했고, 대신에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선택. '한 골 먹히면 두 골 넣으면 된다'라는 본프레레식 인터뷰를 하며 스스로도 수비조직력 보완 실패 인정....그리고 이렇게 지금까지 진행 중. 리그컵,FA컵 탈락,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 리그에선 첼시와의 승점 6점차(첼시 1경기 덜 뛰어 9점차까지 벌어질 수 있음)



첼시의 무리뉴 부임 시즌 2013/14

첼시의 무리뉴 부임 2년차 2014/15

무리뉴는 부임 시즌에 기존의 첼시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시간이 부족해 해결하지 못했지만, 이런 폼으로 한 시즌을 보내고 비로소 비시즌을 통해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전력보강 및 전술적인 완성도를 높임. 이번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패가 없을 정도로 지난시즌에 비해 눈에 띄게 발전



펠레그리니와 무리뉴는 같은 시기에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맨시티와 첼시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확연히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첼시는 강해졌지만, 맨시티는 제자리 걸음이다. 첼시의 무리뉴가 선수영입한 건 전력보강이었고, 맨시티의 펠레그리니는 그저 스쿼드 보강에 불과하다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감독은 부임 2년차에 접어들면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게 되는데, 이때부터 감독의 색깔이 팀에 녹아들기 때문이다. 근데 어쩌면, 지금의 맨시티 모습이 펠레그리니의 진짜 색깔일지도 모르겠다.


페란과 치키가 맨시티를 떠나지 않은 한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영입될 게 분명하다. 그래서 화려하지 않더라도 팀을 하나로 만들어 공수에 끈끈한 조직력 축구를 구축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묵직한 감독이 맨시티의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바르셀로나가 되려 하지 말고 맨시티만의 축구를 창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C'mo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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