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


멋진 승리다. 아쉽게도 경기를 제대로 보진 못했다. 운전 중에 핸드폰으로 경기를 보다가 어제 판교에서 환풍구 붕괴사건이 떠올라 경기 보는 것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운전 중 딴짓하는 나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혹시라도 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릴 때마다 재빨리 경기를 보긴 했는데, 운 좋게도 골 터지는 장면이 나와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5-1, 3-2, 2-1, 6-0, 5-1 그리고 4-1. 지난 2011년부터 오늘 경기까지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한 스코어다. 토트넘에겐 맨시티는 정말 얄미운 팀일 것이다. 이런 관계는 사실 오래 되지 않았다. 한두 시즌 전이었을까, 토트넘이 연승을 달릴 때 제동을 건 팀이 맨시티였다.

반대로 맨시티도 토트넘에 대한 기억이 좋은 편은 아니다. 지금이야 맨시티 전력이 월등히 우세해서 그렇지 불과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토트넘과의 대결은 항상 부담스러웠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4년 전 시즌 막바지에 리그 4위를 결정짓는 대결에서 패한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고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오늘 경기에선 아구에로 '왕의 귀환'을 알렸다. 최근 들어 부상 후유증에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경기에서만 무려 4골이나 뽑아내며 '승리의 히어로'가 되었다. 페널티킥 실축만 아니었다면 5골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4골 중 페널티킥으로만 2골이다. 페널티킥 골을 평가절하하는 축구팬들이 있는데, 이것도 나름 어려운 골에 속한다. 아구에로와 토트넘의 솔다도의 실축만 보더라도 페널티킥이 100퍼센트의 골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토트넘의 솔다도는 이번 실축으로 인해 잉글랜드 무대에 자신의 존재가치가 더욱 작아질 듯 하다. 타팀 선수이긴 해도 자신감 상실이 길게 이어질까 걱정이다.

아구에로가 골을 터트린 것도 훌륭했지만, 매순간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특히 토트넘의 수비수 사이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구에로의 개인능력이 뛰어난 데서 비롯된 걸수도 있겠으나 펠레그리니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철저하게 준비를 잘 했다고 볼 수도 있다. 토트넘의 약점을 잘 간파했고, 이를 공격하려는 연구를 A매치 기간 동안 잘 해온 것이다. 감독과 더불어 코칭스태프들의 빈틈없는 경기 준비와 전술적인 부분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봐도 무방하다.
 

[맨체스터시티]


아구에로 다음으로 승리의 주인공은 조하트다. 조하트는 토트넘만 만나면 야신 모드로 돌변하는 특징이 있다. 2010/11시즌 토트넘을 상대로 개막전을 치렀을 때, 일방적으로 토트넘이 반코트 경기를 펼쳤다. 당시 맨시티 선수들이 신입생들이 많아 하나같이 손발이 맞지 않아서 토트넘의 공격을 막기에만 바빴다. 토트넘은 20개 슈팅을 날렸고, 유효슈팅만 무려 8개였는데 조하트가 아니었더라면 최소 4실점을 했었을 정도로 굉장한 선방을 보였다.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그 이후로도 토트넘에겐 야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역시나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오늘 경기에서 한골을 내주긴 했지만, 솔다도의 페널티킥과 골문 앞에서 슈팅한 것을 선방하는 등 팀의 승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솔다도의 슈팅들이 골로 이어졌더라면 토트넘이 분위기를 타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를 일이다.

맨시티 선수들은 토트넘을 크게 이기면서, 심리적으로 A매치로 인한 피로도가 많이 풀렸을 것 같다. 곧 CSKA모스크바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이미 겨울로 접어든 러시아로 원정을 떠날 텐데, 오늘 승리의 기운을 안고서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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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비겼지만 패했다. 로마에게 홈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밖에 획득하지 못해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작아졌다.

E조 그룹에서 바이에른이 승점 6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다음으론 로마가 승점 4점으로 2위, 맨시티가 승점 1점으로 3위, CSKA모스크바가 승점 0점으로 꼴찌다.

바이에른 원정에서 패했기 때문에 로마와의 대결에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반드시'라고 강조한 이유는 맨시티 경기가 있기 앞서 바이에른이 CSKA를 격파해 2승을 챙겼고, 로마가 이미 CSKA로부터 승점 3점을 획득한 상태였으므로 아직 승점이 없었던 맨시티로서는 홈 경기라는 이점을 살려 로마에게 승점을 따내야만 대등한 위치에서 16강 진출 경쟁을 펼쳐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오늘 경기에서 선수 선발 구성은 좋았다. 수비에서 데미첼리스가 출전했는데, 결과적으론 실패한 카드가 돼 버렸지만, 그의 경험적인 면과 노련함을 고려한 펠레그리니 감독의 결정이었을 걸로 보인다. 챔피언스리그는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그를 선발 출장시킨 것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데 펠레그리니 감독의 판단 미스는 후반전 선수 교체에서 드러났다. 요베티치 교체 카드를 제코가 아닌 아구에로로 했어야만 했다. 로마에게 중원싸움에서 밀리자 제코가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팀의 볼 소유에 기여하는 플레이를 펼쳤는데, 아구에로는 아무런 위협도 도움도 되지 못했다. 아직도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여러 차례 카메라에 잡힌 펠레그리니 감독의 표정을 보면서 평정심을 잃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듯이 이길 거란 믿음이 강했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90분 내내 어려운 경기로 펼쳐지자 선수 교체를 잘못하는 등 전략 수정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아무튼 4경기가 남았다.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가더라도 일단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기로.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자칫 긴장줄을 놓으면 우승 경쟁에 뒤처질 수 있는 부담스런 일정이다. 오늘 첼시전 무승부로 마쳐 최근 모든 대회 통틀어 4경기째 2무 2패로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개막전인 뉴캐슬전을 시작으로해서 리버풀,스토크,아스날,바이에른,첼시로 이어지는 일정이 그런 결과를 낳았다.

오늘 첼시와의 대결에서 축구를 하라고 공을 떨궈줬더니,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사발레타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맨시티가 마침내 한골을 내주고, 경기 막판으로 접어드는 무렵 첼시의 레전드로 추앙받는 동시에 맨시티에 임대 온 람파드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친정팀에게 비수를 꽂은 람파드의 동점골은 축구팬들에게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끔 만들었다.

맨시티는 파브레가스, 코스타 등 알찬 영입을 이룬 첼시를 중원에서부터 제압하며 질식시키려는 모습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첼시가 수비적인 전술로 나온다면 이를 격파할 팀이 과연 있기나 할까 싶다.

거액을 들여 영입된 망갈라가 콤파니와 짝을 이루며 드디어 데뷔전을 치렀다. 첼시를 상대로 데뷔전를 치르도록 한 펠레그리니 감독의 결단력이 돋보였다. 90분 동안 보여준 망갈라의 수비는 데뷔전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풀백 출신 아니랄까봐 발이 무척 빨랐는데, 이런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상대 선수를 압박하고 볼을 차단하는 등 수비에 큰 기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콤파니와의 호흡도 매끄럽게 잘 유지되었다, 콤파니의 수비 지시를 즉각 이해하고 행동으로 바로 반응하는 것 역시 일품이었다.

수비수치곤 망갈라를 거액의 돈을 들여 영입한 셈인데, 데뷔전이 자꾸만 미뤄져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요즘이었다. 지금까지 데뷔전이 연기됐던 것은 거액을 들인 만큼 완벽에 가까운 그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과 동료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제공한 것이다. 펠레그리니 감독다운 계획이다. 망갈라를 관리하는 부분만 보더라도 펠레그리니 감독이 토목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초 중시'라는 축구 철학이 드러난다.

때때로 어처구니 없이 드러난 수비 불안이 비로소 해결될 성싶다. '망갈라-콤파니'라인은 힘과 속도로서 상대를 제압한다. 벤치에선 노련한 데미첼리스가 출격 명령을 기다린다. 강력한 수비체계를 갖춘 것이다. '망콤' 콤비 덕분에 풀백은 더욱 공격에 힘을 실어주고, 중원 미드필더들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됐다. 물론 이것이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지만, 무결점 전력을 자랑하는 무리뉴가 이끄는 첼시를 상대로 검증된 것이니 앞으로 그런 기대감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축구팬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마지막 경기 맨시티 대 리버풀 간의 경기가 끝났다. 지난시즌 우승 팀인 맨시티와 준우승 팀인 리버풀의 이번시즌 우승 경쟁을 벌이는 자존심 대결에서 맨시티가 리버풀에게 한수 가르쳤다. 요베티치의 활약에 힘입어 맨시티가 리버풀을 3-1로 가볍게 격파한 것.

맨시티는 기존의 큰 변화없이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았고, 리버풀은 모레노,로브렌,마르코비치,엠레찬,램버트 등 신입생들이 대거 출장했다.

이번 맞대결은 맨시티의 펠레그리니 감독의 지략이 굉장히 돋보였다. 리버풀의 장점을 무력화시킨 것이 그 이유다. 지난시즌 리버풀은 활발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방 공간침투와 전진패스라는 강한 무기를 탑재해 큰 재미를 보며 비로소 강팀으로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었다.

리버풀의 그런 공격 패턴을 정확히 간파한 펠레그리니 감독은 수비라인을 내려 지역방어 형태로서 공간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수비전술을 내놨다. 또한 미드필더들이 전방에서 강한 압박과 약한 압박을 상황에 맞게 행하며 수비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러한 맨시티의 수비조직력에 리버풀은 자신의 장점을 살릴 기회를 마땅히 얻지 못한 것이 패배 요인으로 작용된 것이다. 

펠레그리니 감독에게 지략 싸움에서 밀린 리버풀의 로저스 감독은 패기만 넘치고 판단력에 아쉬움을 남겼다. 리버풀의 약점은 점수를 내준 상황에서 드러난다. 선수들 모두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지고 있는 상황에서 침착성이 뒤떨어지는데, 비단 선수들뿐 아니라 로저스 감독도 마찬가지다. 노련함이 부족하다. 수비수를 영입했을뿐, 수비력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것이 경기장에서 그대로 연출됐다.

오늘 경기가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스털링을 중심으로 한 리버풀의 공격을 틀어막는 방법을 오늘 경기에서 맨시티가 프리미어 리그 18개 팀들에게 몸소 보여줬다. 우선 3라운드에서 리버풀과의 대결을 기다리는 토트넘에게 유익한 분석자료가 될 걸로 보인다. 

맨시티는 오는 주말에 다시 홈에서 스토크시티를 상대로 리그 3라운드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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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FC]


우승 문턱에 근접했다. 승점 동률을 이루고 있던 리버풀이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뼈아픈 무승부를 거둬 맨시티의 우승이 강력히 점쳐지는 분위기다. 리버풀 선수들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이 끝나자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고, 맨시티 선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리그 우승에 대한 필승을 다짐할 수 있게 됐다.

시즌 중간중간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수비에 허점이 드러나 안타까운 실점 장면들이 연출됐고, 이러한 이유로 들쑥날쑥한 경기력에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이번시즌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러한 불안요소가 있었음에도 무난한 시즌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앞으로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면 리그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되는 성공적인 시즌으로 마칠 수 있게 된다. 

펠레그리니 감독이 유럽에서 감독 생활을 해오면서 맨시티 부임 첫 시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것은 무리뉴의 첼시와 유럽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리버풀과 영원한 우승후보 아스날을 제치는 거라서 오는 주말에 우승 메달을 목에 걸게 되면 펠레그리니 감독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자신감이 더욱 넘칠 것이다.  

지난 2월 리그컵 트로피와 더불어 이번에 프리미어리그 트로피까지 챙긴다면 맨시티 역사상 첫 더블을 기록하게 된다. 오늘 리버풀의 역전무를 당하는 것을 맨시티가 교훈으로 삼아 남은 두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우승하기를 기대해본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맨시티 대 리버풀 간의 숨막히는 승부가 모레 열린다. 올시즌 유럽대항전 일정이 없었던 리버풀은 맨시티,첼시,아스날에 비해 비교적 선수들의 체력,컨디션 관리를 잘 할 수 있었다. 물론 로저스 감독의 팀 운영과 경기장에서 보여준 경기 운영 능력 역시 리버풀이 비로소 DTD 수렁에 벗어날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맨시티,첼시와 더불어 강력한 리그 우승 후보 대열에 합류하며 힘겨운 줄다리기 싸움에서 잘 버티는 모습이다.

오랜 터전을 떠나 바다 건너 맨시티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감독 경력을 이어나가는 펠레그리니 감독은 시즌 초기만 하더라도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점차 잉글랜드 환경에 적응하면서 작년 11월 24일 토트넘전을 시작으로 올해 1월 29일까지 모든 대회 포함 20경기 중 18승 2무의 성적을 거뒀다. 여기서 리그에서만 12경기 11승 1무라는 훌륭한 성적을 냈는데, 이것은 마침내 현재 리그 트로피를 놓고 끈질기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맨시티가 리버풀에 승점 4점 뒤처진 가운데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2경기 덜 치렀다는 점이다. 리버풀이 선두에 오른 상황이지만 맨시티의 행보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번 양 팀의 대결은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하다. 맨시티에겐 사실상 결승전과 다를 바 없고, 리버풀은 첼시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결승전 같은 준결승전 같은 느낌으로 와닿을 것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맨시티와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안정적으로 따낸 입장이다. 이번 맞대결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목적이 아닌 챔피언 자리를 놓고 싸우게 되는 만큼 양 팀 모두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임할 건 자명한 일이다.

어느 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최근 기세로만 본다면 분위기 상 리버풀이 약간의 우세한 자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리버풀 홈 경기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그 우승 경험이 전무한 리버풀이 비로소 우승을 노릴만한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으므로 이러한 기회를 쉽게 놓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연히 리버풀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버풀이 홈이고 무서울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데 맨시티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건 아니다. 리버풀은 다소 어린 선수들이 축을 이루고 있어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맨시티 홈에서의 리그 1차전(맨시티2-1승)만 보더라도 리버풀의 어린 선수들이 뛰어난 플레이를 펼쳤음에도 중요한 순간 실수를 하는 등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지 않았나. 좀 더 노련한 맨시티 선수들이 경험의 차이를 보여주고, 괜히 높은 주급을 받으며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보여준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팀 간의 대결은 경기가 시작되지 않고서 어느 팀이 이길 거라고 떠들어대는 것이 사실 부질없는 얘기다.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건 이 경기에서 이긴 팀이 리그 우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맨시티의 승리를 강력히 기원한다.


C'mon City

 

[맨시티]웸블리 경기장


리그컵(캐피탈원컵) 결승전이 하루 앞두고 있다. 웸블리에서 열리는 이 경기 상대팀은 강등 위기에 처한 선덜랜드다. 

양 팀은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 맨시티는 위건-뉴캐슬-레스터-웨스트햄을 상대하면서 총 22득점과 단 1실점만 하며 결승전에 올랐다. 선덜랜드는 MK돈스-페테보로-사우샘프턴-첼시-맨유를 만나 전력적 차이를 극복하며 결승전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맨시티는 리그 컵에서 2회 우승을, 선덜랜드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리그 컵 최다 우승팀은 리버풀로서 총 8회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맨시티가 우승을 거둔 적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70년과 1976년의 일이었고, 이후의 리그 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전력적으로 한 수 아래인 선덜랜드와의 격돌은 맨시티의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덜랜드가 맨시티를 상대로 이변을 일으킨 이력이 있어 자칫 한순간의 방심이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에서와 같은 아픔이 반복될 수도 있다. 중립 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선덜랜드에게도 분명 우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맨시티가 선덜랜드를 꺾고 우승하면 페예그리니 감독은 맨시티에서의 데뷔 시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을 안게 된다. 그리고 선수들이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요즘같은 시기에 사기가 충만해지는 계기가 되어 본래의 매서운 경기력을 회복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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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맨시티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13/14 잉글리시 FA컵 32강에서 왓포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대역전극을 펼치며 16강에 진출했다. 평소 출장 기화가 적은 리차즈, 로드웰, 로페스, 레스콧 등이 선발로 나왔다. 맨시티가 하위리그에 속한 왓포드에 손쉬운 승리를 거둘 거라는 예상과 달리 전반전부터 왓포드의 매서운 플레이에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는 맨시티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왓포드의 강한 투지가 돋보였다.

톱니바퀴에 윤활유를 뿌리지 않은 것처럼 맨시티의 공격 전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잉글랜드 최고의 팀에게, 그것도 '홈 깡패'라 불러지는 맨시티를 상대로 대등한 싸움을 벌인 왓포드의 기세가 등등했다.

먼저 승기를 잡은 팀은 왓포드였다. 전반 20분 포레스티에리(미드필더)의 골로 왓포드가 앞서기 시작했는데,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디니(공격수)가 팀의 추가골을 터트렸다. 홈에서 전반전에만 두 골을 내준 맨시티는 변화가 시급했다.

전반전을 마친 후 페예그리니 감독은 리차즈를 빼고 사발레타를, 로드웰을 빼고 콤파니를 투입시키며 수비라인 틈새 막기에 들어갔다. 수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자 로페스를 불러들이고 그간 재활로 인해 장기간 출장 못한 특급유망주 요베티치를 투입해 공격 라인에 변화를 줬다. 후반전에 선수교체 카드를 꺼낸 페예그리니 감독의 용병술로 팀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반격에 들어갔다.

후반 15분 아구에로가 콜라로프의 패스를 받아 첫 골을 만든 데 이어 동점골까지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동점인 상황이지만 경기 분위기는 맨시티로 넘어갔다. 후반 42분 콜라로프의 극적인 역전골이 터졌고 맨시티 팬들 사이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콜라로프의 역전골은 앞서 보여준 아구에로의 존재감보다 더욱 빛이 났다.

전반전에 2-0으로 앞서며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나간 왓포드는 후반전에 동점골에도 모자라 역전골까지 내주자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추가 시간에 아구에로가 또 골망을 흔들면서 해트트릭을 기록, 맨시티가 홈 안방에서 4-2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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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4 잉글리시 리그컵 준결승 2차전서 맨시티가 웨스트햄 원정에 3골을 넣으며 합계 9-0으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맨시티는 1차전서 6-0으로 이겨 이번 2차전에 주전 선수들을 대거 쉬게하고 유망주를 중심으로 라인업이 꾸려질 걸로 보였으나 로페즈와 보야타만 출장했을 뿐 나머지는 주전급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했다. 한편 웨스트햄은 오는 주말 첼시전을 앞둔 상황에서 부상자가 많아 정상적인 전력이 아님에도 주전을 내보내 승리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유망주 로페스의 활약은 결승전에 진출한 기쁨을 더했다. 18세인 그는 실바를 대신해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드에서 왕성하게 움직이며 공격에 창조성을 불어넣어 도움 한 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72회 볼터치를 하면서 88%의 패스 정확도를 보였는데, 이 수치는 팀 내 수비수를 제외하고 가장 돋보적이다. 뿐만 아니라 6회 정도 볼을 뺏는 등 수비에도 적극적이며 의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뛰어난 플레이로 팬들을 열광시킨 그는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맨시티의 행보가 날이 갈수록 거침없다. 올 시즌 초반엔 예상치 못한 상대팀에 발목을 잡히는 등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겨울 시즌이 접어들자 마침내 더블스쿼드의 힘이 발휘됐다. 최근 모든 대회 포함해 원정 9경기서 7승 2무로 원정에서도 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제는 원정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거와 같이 불편할 정도다.

결승전 상대팀이 이 빠진 호랑이 맨유일지 아니면 선덜랜드가 될지는 내일 새벽이면 결정된다. 맨시티의 최근 상승세를 볼 때 어느 팀이 결승전에 오르더라도 맨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보장할 수 없어 보인다. 맨시티 팬 입장에선 지역 라이벌 맨유가 결승전에 올라 수모를 안겨주고 싶을 것이다. 


페예그리니 감독,
훌륭한 경기였습니다. 이미 1차전서 크게 이긴 바 있어 수월한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올 시즌 리그컵에서만 19골 1실점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경기력을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합니다. 결승전은 웸블리에서 치러지는데, 그곳에서 우리가 우승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MoM에 선정된 로페스는 아직 18세밖에 안된 어린 나이지만 기량이 무척 좋아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앞으로도 오늘 같은 좋은 플레이를 한다면 팀에 중요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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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2013/14 잉글리시 FA컵 3라운드(64강) 재경기에서 맨시티가 블랙번을 5-0으로 이기며 4라운드(32강)에 진출했다. 2부 리그(챔피언쉽)에서 EPL 승격을 향해 고군분투 중인 블랙번도 '원정팀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넘지 못하고 자신의 연고지로 쓸쓸히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 메이커 다비드 실바가 약간 몸이 안 좋아 교체 명단에 포함되지 않고 결장된 가운데 맨시티는 전반전을 힘들게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다. 0-0으로 전반전이 마무리 되려는 찰나 네그레도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페르난지뉴의 크로스를 문전 헤딩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 골은 답답한 경기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해줬다.

블랙번의 보이어 감독은 후반전에 많은 슈팅을 허용할 거란 예상을 했었는지 폴 로빈슨(골키퍼)을 빼고 순간 반응이 빠른 이스트우드를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투입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참패를 야기했다.

볼 배급 및 창의적인 공격 전개를 수행할 선수가 없는 맨시티로서는 측면을 이용한 간결한 공격 패턴으로 제코와 네그레도의 발끝에서 골을 기대하는 전략을 펼쳐야만 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전반전을 마치고 다음 경기를 위해 휴식이 필요한 페르난지뉴 대신 콜라로프를 투입하며 측면 공격을 극대화시켰다.

측면 공격 강화에 대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후반 2분 콜라로프가 왼쪽 측면 하프라인 지점에서 전방으로 볼을 보냈는데, 네그레도가 감각적으로 두번째 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10분 후 나바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가까운 포스트에 위치한 제코에게 땅볼 패스로 연결했고 추가골이 터졌다. 나바스와 제코는 후반 45분에 비슷한 장면을 또 다시 만들어내며 골을 만들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한 달 간 부상으로 인해 재활을 받아 온 아구에로가 교체 투입되자마자 골맛을 보며 화려한 귀환을 알리기도 했다.

블랙번과의 점수차가 벌어지자 페예그리니 감독은 리차즈를 빼고 휴즈에게 출장 기회를 줬다. 휴즈(20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이번 시즌 1군 명단에 들어 오늘 경기를 통해 맨시티에서의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블랙번에 대승을 거둔 맨시티는 한국시각으로 오는 26일(일요일) 자정에 왓포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4라운드(32강)를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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