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


리그 우승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다른 우승컵을 노릴만한 모든 컵 대회에서도 중도 탈락해서 이번시즌 무관으로 마칠 공산이 크다. 다른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필자는 사실 무관이더라도 괜찮다. 한번 쉬어가는 게 나쁜 건 아니니까.

몇 십여년 전 말고, 가까운 지난 날 맨시티가 두번의 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우승 경쟁팀들의 세대교체 또는 부진이 따랐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리그를 제패한 거라고 말할 수 없다. 한마디로 맨시티가 완전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11/12시즌 리그 우승한 걸로 팀 목표치가 부쩍 높아졌다. 분수를 모른 채 스스로 과대평가를 했다. 이렇게 된 건 페란 소리아노와 치키 베기리스타인이 맨시티 수뇌부로 오면서부터 그렇게 변했다. 

그 양반들이 12/13시즌 여름, 선수영입에 자꾸만 제동을 걸었다. 당시 만치니는 맨시티가 리그 우승 한번 했다고 강팀이 아니라며 아직 불안정한 요소가 남았으니 몇 시즌은 더 전력보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지금의 펠레그리니 체제로 이어졌다.

애초에 그들은 맨시티에 오고나서 만치니를 내쫓으려는 마음을 가졌었다. 하여간 그들이 맨시티의 발전을 가로막는 개자식들이다. 제2의 바르셀로나로 만들겠다는 포부는 좋지만, 자신들의 이상과 포부만 쫓다가 팀의 발전을 더디게 만드는 걸 지켜보자니 속이 타들어간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필자는 만치니를 옹호하는 편이다. 다른 거 없다. 그는 진정 맨시티를 위해 열정적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선수들과는 몇 시간 동안 통화하면서 설득하고 또 설득해 영입했고 유망주 영입에도 적극적이었으며, 모레알 같은 조직력을 꽤 견고하게 만들었다. 사전 통보없이 경질 당하는 그날에도 몇 시즌 앞을 생각하며 플랜을 짜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점이 필자가 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그런데 펠레그리니는 어떤가. 차기 감독으로 그가 내정됐다고 했을 때 게거품 물었다. 예전부터 그에 대한 선입견과 색안경을 껴서 그런지 몰라도 필자는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그가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한 데뷔시즌에 만치니가 리빌딩한 팀을 가지고 윙어를 적극 활용한 것 뿐 첼시·아스날·맨유가 부진한 가운데 막판 뒤집기로 우승한 거 빼면 선수영입 실패, 유망주 등한시, 점차 행해져야 할 세대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등 이렇다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펠레그리니 축구가 재밌다고 좋아하는 팬이 꽤 있는 것 같은데, 재미는 축구게임에서나 찾기를 바란다.

이제부터
선수영입 실패,
유망주 관리 실패,
향후 세대교체 난관 예상 등 펠레그리니가 맨시티를 어떤 식으로 망치고 있는지 포스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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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이제 2014/15 시즌도 두달 정도 남겨놓고 있다. 여러 감독이 거쳤던 첼시의 2010년 전후때처럼 맨시티가 딱 그렇다. 첼시의 성공과 맨시티의 성공을 비교해보면 두 팀 모두 자본이란 힘을 얻고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작부터 떡잎부터 남달랐던 첼시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었던 맨시티야말로 단시간에 성공한 케이스라서 더욱 주목된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시간에 리그 우승 후보팀 자격을 얻은 맨시티는 매너리즘에 일찍 빠졌다. 만치니가 팀을 만들었고, 이를 가지고 펠레그리니가 날카로운 공격적인 축구를 이식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두 감독 밑에서 맨시티는 컵 대회를 비롯해 리그 우승을 맛봤지만, 우승 다음 시즌에선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며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맨시티의 전력은 지난 2년 간 정체됐다. 펠레그리니가 부임하고선 선수 영입을 통한 스쿼드 강화는 한 것 같은데, 전력 강화에선 실패했다. 네그레도, 나바스, 페르난두, 페르난지뉴, 망갈라, 사냐, 데미첼리스, 요베티치 등이 지난 2년에 걸쳐 영입됐는데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영입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2015년 맨시티 성적;12경기5승3무4패]


2년 전 맨시티 수뇌부가 펠레그리니를 택한 것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기존의 수비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전술에서 벗어나 매력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만들어주기를 원해서였다. 그런데 그들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펠레그리니는 라 리가에 있었을 때부터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모토로 전술적으로 호불호가 강한 감독이었다. 애초에 목표치가 낮은 말라가 같은 팀에선 그의 지도력에 찬사를 보낼 수 있었지만, 맨시티와 같이 목표치가 높은 팀에선 감독 자리에 장수하기 힘들다. 팀을 운영하는 방식이나 전술적으로나 안정감이 없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몇몇 선수를 다른 팀에 이적시켜서 그 자리에 어울리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오는 여름을 시점으로 맨시티 황금시대 제3차 리빌딩이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시기다. 그러려면 먼저 감독 교체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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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파드처럼 한 팀에 10년 이상 주전으로서 오래 뛴 선수는 여러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항상 활약하며 동료와 팬들 그리고 감독의 마음을 훔친 선수는 극히 드물다.


람파드는 1994년 웨스트햄 유소년팀에 입단한 이후 이듬해 성인 무대에 데뷔, 약 6년 간을 웨스트햄에서 뛰다가 2001년에 첼시로 이적해서 지난해 여름까지 첼시를 위해 그라운드를 밟았었다. 첼시에서 모든 대회 포함하여 648경기 211골(리그 427경기 147골)을 기록했는데, 그가 미드필더인 점을 생각해보면 웬만한 공격수보다 빛난 활약이다. 앞으로 어떤 미드필더가 한 팀에서 오랜 기간 뛰며 람파드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선뜻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첼시의 무리뉴 감독은 람파드와의 재계약에 거부 의사를 내비치면서 방출했다. 무리뉴 감독이 그를 방출한 이유가 '팀의 미래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짧게 한두 시즌 팀을 감독할 게 아니기 때문에 그를 방출한 무리뉴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질 이유가 없다. 무리뉴 감독은 팀을 위한 선택이었고, 람파드는 은퇴를 준비하는 동시에 선수 생활을 좀 더 이어가고 싶어 신생팀 뉴욕시티에 이적한 것이다.

지난 여름 맨시티는 새 시즌에서 디펜딩 챔피언 위용을 보여주고 또 한번 트로피를 들어올리려면 선수 보강이 필요했다. 하지만 FFP룰 규정 위반으로 이적시장에서 입맛만 다셔야 했는데, 가장 급한 불이었던 수비수 보강은 이루었다.

도대체 누구의 잔머리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뉴욕시티로 이적한 람파드를 임대로써 영입한 것은 팀 전력에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지금 람파드와 맨시티 그리고 뉴욕시티 간의 계약에 대한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 이 문제는 확실한 팩트가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람파드는 36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맨시티에서의 데뷔전이었던 리그 4라운드 아스날 원정에선 평범한 플레이를 보였지만, 그 이후 첼시-셰필드-헐시티전에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주로 교체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밝는 서브 역할이더라도 그 존재감은 주전에 버금간다. 축구 선수로는 4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람파드가 선발로 나선다는 건 본인도 그렇거니와 감독 입장에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은퇴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이제는 나이가 있기 때문에 예전같은 왕성한 활동량은 아니지만, 연륜과 풍부한 경기 경험이 경기장에서 그런 부족한 점을 보완해줘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람파드가 최고의 서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더라도, 그를 완전 영입하겠다는 데에 반대하고 싶다. 조건이 하나 추가 된다면 입장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아직까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으나, 어쨌든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선수다. 제라드처럼 언제 기량이 크게 떨어질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은퇴를 앞둔 선수치곤 높은 주급을 받을 건 분명하고, 그의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되더라도 이제부터 서서히 리빌딩을 준비해야하는 맨시티의 상황에 은퇴를 앞둔 선수를 안고 간다는 건 쓸데없이 머리수만 채우는 꼴이다.
 
그런데 만치니 전 감독이 비에이라를 영입한 것처럼, 람파드가 맨시티에서 은퇴하고 맨시티에 취직한다면 완전 영입에 적극 찬성하고 싶다. 만치니는 맨시티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은퇴를 준비하던 비에이라에게 팀의 정신적인 리더 역할을 수행해주고 여기서 은퇴하면 취직까지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영입했다. 비에이라가 누구인가. 선수 시절 아스날의 레전드다. 그런 레전드가 맨시티에서 지도자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비에이라는 향후 맨시티 1군팀 감독직을 위해 현재 2군팀에서 지도자 경험쌓기에 열심이다. 펠레그리니 감독 후임으로 누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한 단계 건너뛰어 그 다음 감독은 비에이라가 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여러 축구전문가들도 그렇게 예측하고 있다.


람파드도 은퇴 후 맨시티 발전을 위해 일해준다면 그를 영입했으면 좋겠다. 공만 잘 다루는 게 아니라 두뇌가 명석해서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리더쉽까지 갖추고 있으므로 코치직 수행을 잘할 듯 싶다. 몇 년 안에 비에이라가 1군팀 감독을 맡고, 람파드가 1군팀 코치나 2군팀 감독으로 활동하는 걸 팬 입장에서 보고싶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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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2010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7명(유소년 제외)을 영입했다. 한명씩 거론하면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야야투레, 다비드 실바, 콜라로프, 발로텔리(리버풀), 밀너, 제코 등이다. 이듬해 여름 클리시, 사비치(피오렌티나), 아구에로, 나스리, 하그리브스(은퇴), 판틸리몬(선덜랜드) 등 6명이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이렇게 만치니 전 감독 주도 하에 진행된 2년에 걸친 팀 리빌딩은 몇 십년 만의 FA컵 및 리그 우승이란 결과를 안겨줬다. 지금의 맨유,리버풀의 영입 성과와 비교해보면 맨시티의 선수 영입은 투자한만큼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맨시티의 황금세대 1기라고 불렀을 정도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팀은 크게 발전했고 영입된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으며, 성과도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돈지랄이라고 말할 수 없다. 돈지랄이라면 오히려 지금의 맨유, 리버풀에게 어울린다.

2012년 여름엔 로드웰(선덜랜드), 라이트, 싱클레어, 마이콘(로마), 나스타시치, 가르시아(제니트) 등을 영입했는데 만치니 전 감독의 전술적 실험 실패에 따른 후유증, 팀내 불화, 선수들의 줄부상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끝내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자 펠레그리니로 감독 교체가 이루어졌다. 펠레그리니는 감독 데뷔시즌에 페르난지뉴, 나바스, 네그레도, 요베티치, 데미첼리스 등 5명을 영입해서 리그 컵 및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올해는 사냐, 페르난두, 카바예로, 수쿨리니, 망갈라 등이 영입해 시즌 진행 중이다.

맨시티는 이제 세대교체 준비를 서서히 진행할 때가 왔다. 지난날 한번에 영입된 대부분 선수들이 지금 맨시티를 이끄는 주요 멤버들이다. 선수들 연령이 비슷해서 지금부터 리빌딩에 소홀할 경우, 나중에 꽤 오랜 기간 침체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급체계 정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공격진부터 점검해보자. 요베티치(24세), 아구에로(26세), 제코(28세) 등 3명이 팀의 공격을 맡고 있다. 아구에로가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된 상황이지만, 그가 셋 중에서 팀에 가장 안정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어 최소 3년은 더 맨시티와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진은 아구에로가 중심이다.

제코는 펠레그리니 감독의 세부적인 개인 전술 변화 지시를 받아 미드필더를 지원해주는 플레이를 해주면서 팀의 볼 점유율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득점으로 증명해야 하는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보스니아산 폭격기가 정찰기로 변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공격수 조합은 '빅 앤 스몰'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그래서 빅에 속한 제코가 팀에 계속 잔류할 수 있었던 이유였는데, 점점 EPL에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는 데 힘겨워한다. 아무래도 상대팀들이 몇 년 간 그를 상대하면서 성향을 파악했기에 그의 활약을 자주 볼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구에로가 상대 수비수들이 실수를 하게끔 만들 정도로 개인 기량이 워낙 뛰어나서 알아도 못 막는 일이 번번이 생긴다. 하지만 제코는 전형적인 타켓터다. 팀 전술에서 중심에 서야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동료의 도움을 받거나 상대 수비수들의 실수가 나와야만 본연의 가치를 보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맨시티를 상대로 극도로 수비적으로 임하는 팀을 상대할 때 밀집된 상대 수비를 제코가 감당하기 힘든 건 어쩔 수가 없을 뿐더러 오밀조밀한 공격으로 풀어나가는 맨시티 공격 성향에 제코의 가치는 빛 좋은 개살구에 놓였다. 더욱이 제코 없이도 나바스가 동료에게 지원을 잘해주고 있어서 굳이 제코를 데리고 있을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여기서 오해는 하지 말자. 제코가 못한다는 건 아니고 그저 선수 성향에서 나오는 그런 차이로 더 이상 맨시티와 어울리지 않을 뿐이다. 대체자를 찾는다면 차라리 아구에로처럼 개인기량이 우수한 선수를 물색하는 것이 맨시티에게 어울린다.

요베티치는.. 사실 개인적으로 성에 안차는 선수이지만 비교적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하다는 점에서 까방권이 유효하다고 본다. 지금은 이 선수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지를 적어도 다음 시즌까지 묵묵히 지켜보는 게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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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시즌이 개막된 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나고 박싱데이에 접어들어 며칠만 지나면 새해를 맞이한다. 맨시티의 시즌 전반기의 모습을 사자성어로 꼽는다면 '기사회생'이 어울릴 것 같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러울 정도로 시즌 초반에 실망스런 경기력과 결과를 내며 팬들에게 큰 걱정거리를 안겼는데,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기적이었다. 엄청난 행운이 따랐다.

반면 리그 우승 경쟁팀인 첼시는 공수 다방면에 완벽한 전력을 갖추는 등 시즌 준비를 철저히 행하여 리그 내 다른 팀들에 비해 모든 대회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리그 15라운드에서 패하기 전까지 무패행진을 달렸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 조1위로서 16강에 진출했고 리그컵에서도 생존 중이다. 이렇게 첼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맨시티는 이길 것 같은 경기에 지거나 혹은 힘겹게 이기면서 겨울을 맞이한 것이다. 다행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맨시티의 경기 결과는 승리가 많아졌다.

1월엔 리그 경기 일정이 에버튼-아스날-첼시로 이어진다. 부담스런 상대들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FA컵 대회에 참여하게 돼 경기 일정이 더욱 타이트해진다. 첼시에 승점 3점 뒤처진 가운데 강팀과의 1월 경기에 승점 확보에 실패한다면, 앞으로 FA컵 대회에 계속 생존할 경우 2월부터 챔피언스리그 16강이 펼쳐져 자칫 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뭐니해도 자국 리그 우승이 메인이다. 이렇게 앞으로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는데 안타깝게도 야야투레가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대회로 인해 국가대표팀에 합류, 길어지면 2월 초순까지 팀을 떠날 수밖에 없다. 부상으로 인해 번듯한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야야투레마저 빠지게 될 맨시티의 전력은 1월 일정을 무사히 소화해낼지 미지수다. 가급적이면 야야투레가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경기에 계속 출전시켜서 페르난지뉴 또는 페르난두의 체력을 아껴놔야 할 것이다.

현재 맨시티가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큰 이유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다. 바로 더블 스쿼드의 힘이다. 질적으로 우수한 더블 스쿼드를 갖춘 장점이 비로소 발휘 중이다. 선수들이 피로를 느끼는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스쿼드가 얕은 팀은 하락세를 타게 되고, 그렇지 않은 팀은 서서히 도약할 움직임을 보인다. 하락세 팀 중에 사우스햄튼이 좋은 예이다. 결코 펠레그리니 감독의 지도력이 맨시티의 상승세를 이끈 것이 아니다.

설령 펠레그리니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더라도 시즌이 끝나면 공격과 수비에 전술적 안정감을 가져다 주는 감독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최근 4경기 무실점 경기를 기록 중이라지만, 그의 기본적 성향이 남미 출신답게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축구 철학을 가지고 있어 우승을 목표를 두는 맨시티와 같은 강력한 우승 후보팀의 지휘봉을 계속 맡기기엔 다소 모험적이다.

야야투레, 페르난지뉴, 사발레타, 사냐, 데미첼리스, 나바스 등 그들의 대체자를 물색하면서 팀 리빌딩을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애초부터 펠레그리니 감독은 장기간 맨시티를 맡길 목적으로 데려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리빌딩 권한을 줘서는 안 된다. 안정적이며 한 단계 발전된 리빌딩을 위해서라도 후임 감독이 누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새 감독을 데려와 그 숙제를 맡기는 쪽이 나중을 생각하면 좋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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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수비라인 형태(백4 또는 백3)를 기본으로 해서 포메이션이 만들어진다. 수비를 먼저 신경쓰고 공격은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의 역량은 그 팀의 수비조직력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조직력을 만들 줄 모르는 감독 중에 칭송 받는 감독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무리뉴,시메오네,안첼로티,과르디올라 등의 현재 유명 감독들 모두 수비조직력에 대단한 능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날카로운 역습이나 패싱플레이 등 공격을 풀어나갈 때 저마다 공격스타일이 달라지는 것뿐이다. 공격을 잘하는 감독은 팬들에게 매력적인 감독이고, 수비를 잘하는 감독은 팀에게 좋은 감독이며,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하는 감독은 팀과 팬들에게 훌륭한 감독이다.

작년 여름, 매력적인 감독인 펠레그리니가 맨시티 지휘봉을 잡고나서 공격수(네그레도)와 미드필더(나바스,페르난지뉴)를 보강했다. 수비는 레스콧을 못 믿어워 데미첼리스를 영입했는데, 그전 3시즌 동안 리그 최소실점할 정도였으니 딱히 수비를 손댈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2011/12시즌부터 맨시티의 발목을 잡았던 상대팀의 전원수비 전술을 뚫어낼만한 공격력이 필요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에 펠레그리니를 택한 것도 있지만, 상대의 침대식 축구를 극복할만한 파괴적인 공격력을 만들어 줄 거란 기대감도 그를 선택한 이유였다. 

확실히 펠레그리니는 공격을 좋아한다. 선수의 역할과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때 만치니 때보다 공격이 매끄러워졌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불안한 축구를 한다. 전술적 안정감이 없다는 말인데, 공격수와 2선 미드필더들이 예전보다 수비가담을 적게하면서 수비는 수비수만의 몫이 되었고, 그나마 중앙미드필더가 수비 시 중심을 잡아주려고 애써준다.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는 공격에 더 집중하고 수비적인 선수는 수비에 더 집중하라는 게 펠레그리니 스타일이다. 공격과 수비가 팀으로서 움직여져야 끈끈한 조직력이 갖춰져 전술적 안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지만, 펠레그리니는 공수 경계를 나누다보니 가장 민감한 부분인 수비가 약해지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공격은 어느 정도 선수빨로 풀어나갈 수 있어도 수비는 선수 모두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지난시즌에 공격과 수비가 따로놀며 조직력이 깨졌음에도 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두터운 선수층 덕분이었다. 작년, 겨울로 접어들면서 다른 팀들 대부분 부상자가 속출하고 피로도가 점차 누적되어 팀 발란스가 무너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더블 스쿼드를 갖춘 팀은 정규리그와 같은 장기레이스에 그 진가가 나오는데 맨시티가 그랬다. 시즌 초반엔 죽쓰다가 11월 말부터 이듬해 1월 말까지 리그 12경기에서 11승 1무의 성적을 내며 8위에서 1위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연승하다가 박싱데이가 가까워지면서 급격히 무너지는 게 바로 스쿼드가 약해서다. 예전에 아스날이 그랬고, 뉴캐슬도 토트넘도 그랬다. 지금은 사우스햄튼이 잘나가고 있지만 이제부터 서서히 승점을 쌓는 데 어려워질 거고, 맨시티가 2위 자리에 올라서 첼시와 선두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크겠다. 

우승을 경쟁하는 팀들은 서로를 의식하며 단점을 보완한다. 예를 들어 맨시티는 강력한 우승 라이벌로 꼽는 첼시와 아스날의 전력을 분석하여 전력을 보강하고 전술적 약점을 보완해야만 우승을 노릴 수 있고, 이건 그 팀들도 마찬가지다. 맨시티를 꺾어야만 우승할 수 있으므로 철저히 분석한 뒤 전략을 세운다. 이번시즌엔 첼시의 무리뉴 감독이 경쟁팀의 전력을 잘 살피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전술적 완성도를 높여 지금 연승이라는 결과를 내는 중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펠레그리니는 자신이 부임하고서 약해진 수비조직력을 선수에게 맡겨 해결하려고 한다. 페르난두와 망갈라를 영입한 건 좋지만, 그들의 능력을 팀에 조직화시키지 못하고 개인 능력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다. 데미첼리스를 기용하면 폭탄을 안고 가는 불안한 느낌이다. 개선된 게 아무것도 없다. '한 골 먹히면 두 골 넣으면 된다'라고 인터뷰할 정도로 자신이 공격을 좋아하는 감독임을 밝혔었으니, 그런 감독에게 조직력 향상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이 어쩌면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팀이 더 발전하기 위해선 감독 교체는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만치니와 펠레그리니의 시즌 초반 리그 11경기까지 성적 흐름을 살펴보면서 이글을 마친다. 

만치니의 본격적인 첫 시즌(2010/12) 리그 11경기 : 본격적으로 팀 리빌딩을 하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매일 조직력 훈련을 강행

만치니의 2년차 리그 우승 시즌(2011/12) 리그 11경기 : 조직력이 눈부시게 향상되면서 시즌 초반부터 무패행진

만치니 3년차 경질 시즌(2012/13) 리그 11경기 : 지난시즌 겨울에 수비수 줄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적이 있었으므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여름 비시즌 동안 백3전형 훈련 실시. 다소 모험적이었으며, 시즌초반에는 실전에 선보였으나 실패

펠레그리니 데뷔 시즌(2013/14) 리그 11경기 : 데뷔시즌이라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 초반 성적부진에 대해서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임. 하지만 하루 아침에 수비력이 약해진 거에 의아할 수밖에 없었는데, '더블스쿼드+득점력'으로 그런 문제를 극복하며 리그 우승

펠레그리니 2년차 이번시즌(2014/15) 리그 11경기 : 데뷔시즌과 달라진 게 없고, 여전히 공격에 치우친 전술로 수비가 불안. 전술적 안정감을 주는 감독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음. 만치니 때는 팀이 발전하는 모습이 뚜렷했지만, 펠레그리니는 팀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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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마크휴즈 시절(2008년 6월~2009년 12월)

그의 임무는 팀을 발전시키는 것
 
08/09 -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라(실패)
09/10 -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라(실패) 

마크휴즈가 한 시즌 반을 맨시티 감독으로 있으면서 팬들과 수뇌부들이 바랬던 건 우승이 아니었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순위에 드는 것도 아니었다. 당시 맨시티는 그런 목표를 세울 만한 위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등권에 안정적으로 벗어나서 예전보다 나은 성적을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마크휴즈라는 감독으로서의 낮은 명성과 클럽 인지도 부족이 맞물리다보니 흔히 말하는 에이급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하여 여러 젊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당시 스타플레이어 호빙요와 테베즈가 영입됐긴 했지만, 그들이 소속팀과의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걸 기회로 삼아 수뇌부들이 영입에 나섰던 것이다. 마크휴즈는 스타플레이어 선수 영입을 꺼려했다. 그런 선수를 다룬 적이 없어서 영입에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선수들을 영입한 결과 선수층은 두터워졌는데, 정작 팀을 완성시키는 데는 실패하여 마침내 2009년 12월에 경질됐다. 당시 순위를 보면 5~6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4위권을 노리는 상황이었다. 리그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고 의무적으로 4위권에 진입해야 하는 위치에도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그런 순위에 있다는 이유로 경질된 것은 아니었다.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선수 영입과 선수들과의 불화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보드진과 팬들에게 신임을 잃던 중 리그 7경기 연속 무승부라는 저조한 성적이 결국 강력한 경질 명분으로 만들어져 감독직에 물러나게 된다. 마크 휴무라는 별명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맨체스터시티]


만치니 시절(2009년 12월~2013년 5월)

그의 임무는 리빌딩에 성공하고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것
 
09/10(12월) 데뷔시즌 - 팀을 안정시켜라(달성) 
10/11 - 안정된 팀 리빌딩(달성),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달성)
11/12 - 리그 우승 도전(달성), 챔피언스리그 16강(실패)
12/13 - 리그 우승 도전(실패), 챔피언스리그 16강(실패) 

경영진은 마크휴즈 후임으로 히딩크와 벵거를 원했지만 이들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딱히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팀을 떠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감독 후보자 3지망으로 점찍었던 만치니를 데려오게 된다.

그에게 내린 과제는 마크휴즈가 무분별하게 영입한 선수들을, 즉 선수단을 점진적으로 정리하고 하루 빨리 팀을 안정시켜서 2년 안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만치니는 부임하자마자 은퇴를 앞둔 비에이라를 데려왔고 콤파니를 수비수로 변신시키는 등 사실 별 것도 아닌 변화를 줬지만 신속히 팀의 경기력에 안정을 이끌어냈다.

맨시티 부임 직후 팀 운영 방향에 대해 '이피엘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조직력이 강한 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었는데, 팀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세우고선 약 일 년 동안 강도 높은 조직력 훈련을 실시했다. 얼마나 훈련이 심했냐면은 시즌 중에도 어김없이 진행됐고, 경기 전날에도 훈련량이 많아서 몇몇 선수들이 언론과의 인터뷰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털어놓기까지 했었다. 특히 테베즈가 유독 강한 불만을 토로했었다. 어쨌든 만치니의 약속은 지켜졌다.

두 시즌 동안 FA컵과 리그를 우승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리고 세시즌(10/11,11/12,12/13) 연속 리그 최소실점팀으로 만들어서 조하트가 두 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리그에서 무실점 경기수가 가장 많은 골키퍼가 수상)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었다.

하지만 유럽대항전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데에 아쉬움을 크게 남겼는데, 챔피언스리그는 그렇다치더라도 한 단계 아래 수준인 유로파에서도 쩔쩔매는 경기력을 보여 팬들을 비롯한 클럽 경영진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러다가 디펜딩 챔피언 시즌에 지금의 흐름처럼 만족스런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자 결국 경질되고 말았다.

[맨체스터시티]


펠레그리니(2013년 6월~현재)

그의 임무는 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에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
 
13/14 - 리그 우승 도전(달성), 챔피언스리그 16강(달성)
14/15 - 리그 우승 도전, 챔피언스리그 8강 이상

만치니가 경질되고선 경영진은 라 리가의 말라가에 매력적인 축구를 선보인 펠레그리니를 후임으로서 일찍 내정했다. 시즌이 끝나고 조금 여유롭게 맨시티에 왔는데, 평소 눈여겨 본 나바스와 네그레도를 영입하여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만치니의 수비적인 축구에 싫증을 낸 팬들은 펠레그리니의 공격적인 축구에 기대가 컷었고 경기에서 그렇게 실현해주기를 바랬었다. 이처럼 펠레그리니는 맨시티가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다.

그 결과 부임 데뷔시즌에 리그 최고 득점을 기록하면서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과 더블(리그,리그컵)을 달성했다. 이와 같이 훌륭한 데뷔시즌을 보냈지만 2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만치니 시절의 디펜딩 챔피언 시즌처럼 성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세 감독에 의한 맨시티의 변화를 요약하자면, 마크휴즈가 이런저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거품 낀 팀으로 만들어 실패하다가, 만치니가 오면서 팀 리빌딩이 제대로 이루어져 리그 우승을 하는 등 강팀 위치에 올랐지만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펠레그리니는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냈더라도 앞으로 팀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는 만치니처럼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걸로 보인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각 클럽마다 유소년 팀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 프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끔 가르친다.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1군팀에 합류시키거나 타팀에 임대를 보내지만, 더 이상 팀에 도움이 되지 않다고 보여지면 최악의 경우엔 무적 방출된다. 그들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1군팀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 아무리 꼴찌팀일지라도 선발 명단에 포함된다는 건 프로 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겐 그들이 존경의 대상일 것이다. 훈련병이 이등병을 우러러 보는 것처럼 말이다. 

유망주의 중요성은 모든 클럽들이 인지하지만, 유독 자본이 유입되는 곳은 유망주 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돈이 따르는 만큼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정이 좋지 못한 팀들은 선수 영입을 입맛대로 할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유망주 키우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 꾸준히 출장 경험을 주다보니 어느샌가 빅클럽들이 탐낼만큼 좋은 선수로 발전하는 경우가 생긴다.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룰 덕분에 빅클럽들이 예전보다 어린 선수에게 관심을 더 가질 수밖에 없게 됐고, 맨시티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몇 년 전부터 재능있는 어린 유망주들을 일찍이 유소년 팀에 입단시키 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앞으로 그들이 팀에 남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감독 이상의 권한을 조금씩 행사했던 만치니와 달리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만을 행사하려는 안정주의적인 자세로 팀을 관리한다. 유망주 활용에 대해선 만치니가 훨씬 과감하고 적극적이었다.

펠레그리니가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할 때 '유망주 육성에 힘쓰겠다'는 계획이 아직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서 실망하는 팬들이 생기고 있다. 그 스스로 유망주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알겠지만, 지금은 유망주를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자신의 이력 관리에 관심이 많고, 클럽에 트로피 같은 성과를 내놓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경영진의 눈치를 살살 보는 인상을 준다. 부임한 지난시즌부터 리그컵 경기에 주로 주전선수로 구성한 걸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어린선수들이 성인무대를 부담없이 밟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리그컵 경기다. 리그컵은 비중이 낮은 대회이기 때문에 어린 유망주들의 프로 데뷔 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일 기념으로 프로 데뷔를 시켜주기도 한다. 이건 스쿼드가 두터운 강팀들 사이에서 무언의 약속처럼 돼 버린지 오래인데, 이렇듯 리그컵이 다소 편안한 성격의 대회다. 

타팀에 임대라도 가지 못하면, 일년 동안 공식적인 성인 무대에 나설 기회가 좀처럼 쉽게 오지 않는다. 이렇게 일년에 한번 찾아오는 기회를 이번시즌엔 박탈당했다. 프로 데뷔전을 가져 기량을 뽐내고 싶어하는 유망주들을 이번시즌 리그컵 경기에 충분히 기회를 얻지 못했으니 그들이 감독과 팀에 대해 얼마나 실망이 컸을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첼시의 유망주 관리 실패를 교훈삼아 동일한 실수를 해선 안된다. 첼시는 구단주가 지나칠 정도로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그간 거쳐온 감독들이 유망주를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팀의 성적을 우선순위에 두어 유망주를 살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첼시의 전철을 맨시티가 밟는 중인데, 이제부터라도 주의해야 한다. 

자꾸만 유망주를 등한시한다면 맨시티 유소년 팀에 입단을 준비하는 어린 선수들이 과연 이 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축구 환경 조건이 잘 갖춰졌으니 여기서 축구를 배워 나중에 다른 팀에 이적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까. 어린 선수들이 클럽에 대한 충성심이 없어지면 그 클럽 정체성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이기는 경기에 한해서 적극 교체 기용하여 유망주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일부러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회를 못 줘 다른 팀에 '죽 쑤어 개 좋은 일'을 할까 걱정이다.


C'mon City 

 


2012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세르비아 유망주를 영입했다. 그 유망주가 바로 나스타시치다. 당시 그의 나이 19세. 유망주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나이대였다. 그를 영입하는 데에 1200만 파운드(사비치 이적 포함)가 들여 과연 어떤 선수인지 수많은 맨시티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의 이력을 간단히 살펴보면, 15살에 파티잔에서 유소년 생활을 시작하면서 프로 선수 꿈을 키워나갔다. 파티잔에서 괜찮은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으며, 17살이 되자 텔레오피티크에 임대 생활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프로 무대를 밟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무려 21경기를 소화했는데 이때 경기 경험이 그의 기량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정작 친정팀인 파티잔에선 데뷔 무대를 가져보진 못했지만 그의 잠재성에 매료된 세리에A의 피오렌티나가 영입하여 파티잔을 벗어나 더 넓은 축구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당시 피오렌티나 감독이 미하일로비치였는데, 그를 영입하고선 일찍이 리그 2라운드 볼로냐전에 데뷔전을 갖게했다. 시즌 도중 감독이 바뀌었는데도 꾸준히 선발 출장한 것을 보면, 나이가 어린 것은 그저 숫자가 낮은 걸 의미할뿐 수비수로서의 임무 수행 능력은 성인 못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11/12시즌 피오렌티나에서 경험을 쌓고있는 무렵, 맨시티는 리그 우승을 일궈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당시 만치니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콤파니,레스콧 등 주전수비수를 백업해줄 선수를 필요로 했다. 선수단에 사비치가 있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영국 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이적하기를 희망했다. 사비치가 맡았던 백업에 적합한 선수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나스타시치가 눈에 들어와 마침내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적료를 포함해 사비치와 맞트레이드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둘은 성인 무대를 밟기 전 이미 파티잔에서 잠시 동안 동료로 지낸 사이였는데, 그때는 사비치에 대한 장래 평가가 훨씬 좋았었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환경 적응력 차이가 그들의 유니폼 색깔을 바꿔놓았다.

동유럽계 출신인 콜라로프의 도움으로 팀 적응에 어려움이 없었다. 만치니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콤파니와의 호흡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놀랍게도 레알마드리드전(챔피언스리그 조별 1차전 원정)에 선발 명단에 올라 깜짝 데뷔전을 가졌다. 팀이 3-2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그 누구도 그의 데뷔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데뷔전임에도 꽤 좋은 기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차차 콤파니의 파트너로서 레스콧을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찰 거란 기대감을 팬들에게 안겨줬다. 첼시와의 리그 13라운드(0-0무)에선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될 정도로 날이 갈수록 팀의 수비에 안정감을 더해줬다.  

그는 톱니바퀴처럼 하나로 움직여지는 만치니식의 수비조직력 강화 훈련을 받으며, 전방의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에 따라 콤파니와 안정적인 수비호흡을 펼쳤다. 중앙수비수의 일원이지만 개인적인 역할로는 커버링은 물론이고 최후방에서 볼 간수를 하면서 재빨리 공을 처리하거나 동료 선수에게 볼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안정적인 빌드업을 수행하는 임무였는데, 수비수치곤 패싱력이 준수한 편이라서 다소 볼을 거칠게 차는 콤파니가 할 수 없는 역할을 대신 행한 것이다. 이런 역할은 레스콧에게도 어울리지가 않았다.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선 만치니 감독이 경질되기 전까지 한 시즌 동안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는데, 그의 나이 19살이었다는 걸 감안해보면 정말 대단한 거였다. 맨시티는 최고가 될 만한 수비수 유망주를 보유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는 간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12/13시즌이 끝나고나서 6월 말쯤 발목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8월 중순에 회복했지만, 그 사이에 팀은 펠레그리니 감독으로 감독 교체가 이루어졌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새 감독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기 어려웠다. 하지만 13/14시즌 개막전에서 콤파니가 부상으로 당한 바람에 한동안 레스콧(또는 가르시아)과 중앙수비 짝을 이루며 출장했다. 그러던 중 11월에 종아리 부상으로 약 한 달 간 팀전력에서 제외됐고, 부상 복귀 후 이듬해 2월에는 4월 말까지 시즌 아웃이나 다름없는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하는 불운까지 따랐다.

펠레그리니 감독이 데뷔 첫 시즌에서 리그컵과 정규리그를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지만, 두 가지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고민이 나스타시치의 발목을 잡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수비에 안정감을 주면서 공격에 치중하는 것' , '공격에 치중하면서 상대 역습을 저지하는 것' 

펠레그리니 체제에서 맨시티의 실점은 위의 두 가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끔 반복적으로 말도 안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따라서 수비적인 능력은 기본이고, 추가적으로 움직임이 민첩하며 발이 빠른 수비수를 원하게 된다. 여기에 부합하는 선수로 망갈라를 점찍는다. 이 선수가 중앙수비수이지만 풀백 출신답게 발이 굉장히 빠르고 커버링도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거액을 들여서라도 영입한 이유다. 

감독은 망갈라가 합류하자 수비수에게 좀 더 자유도를 주었다. 콤파니와 망갈라는 서로의 능력을 믿으며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 플레이를 하게 됐다. 그래서 콤파니든 망갈라든 자신이 판단을 내려 활동 범위에 벗어나 공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많아진 것이다. 상대 공격을 일찍 끊어서 빠른 역습을 노린다는 공격지향적인 수비 작전인데, 다른 한 명의 동료 수비수가 커버를 제대로 못해주면 상대에게 바로 뒷공간을 내준다는 약점이 있다.

수비조직력을 만드는 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로는 선수의 개인 능력을 최대한 살려서 수비력을 완성해가는 '능력형'이고, 두번째로는 선수의 개인 능력을 제한하여 동료의 움직임을 살피고 동료의 단점을 보완하는 '협력형'이 있는데 펠레그리니 감독의 성향은 전자에 속하고 만치니는 후자에 속한다. 이러한 두 가지 스타일은 감독들의 취향에 결정되므로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한가지 성향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수비수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콤파니+망갈라=능력형 수비구축, 콤파니+데미첼리스(나스타시치)=협력형 수비방식으로 경기를 펼쳐나간다. 오늘 맨유전에선 팀워크를 중시한 '협력형' 수비 구성이었다.

펠레그리니의 수비 관점에서 보면 나스타시치는 '능력형'에 적합하지 않다. 필요하면 자신의 포지션에 벗어나 재빨리 공을 뺏고 이 과정에서 실패하면 신속히 자신의 위치로 돌아와야 할 만큼 움직임이 민첩하거나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에 '협력형'에 부합한 팀워크에서 빛을 발하는 수비수다. 

'능력형' 위주로 수비진을 구성할 땐 망갈라가 1선발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필자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협력형'엔 나스타시치가 데미첼리스와 경쟁을 벌이는 관계이지만, 아무래도 감독과 데미첼리스가 말라가에서부터 동고동락한 그 세월에서 나오는 상호 신뢰의 벽이 생각보다 두터운 것 같다.

하지만 나스타시치는 조급할 거 없다. 이제 나이가 21살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감독도 그를 적극적으로 이적시킬 의사가 없어 보인다. 큰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경쟁자인 데미첼리스는 나이 때문에 이번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밟는 기회가 적어진다, 수비수들의 줄부상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다음 시즌부터 '협력형' 자리에 반드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점점 사그라지고 있는데 3-4년전만 하더라도 돈시티라는 말이 대부분 축구팬들 입에 올랐다. 맨시티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만치니 전 감독의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루어지던 분위기도 아니었다.

한국에서 하는 경기 중계를 보면 해설자들이 맨시티가 경기를 잘 풀어가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퍼거슨이나 벵거 같은 감독이 저지르는 작은 전술적 실수를 만치니가 하기라도 하면 심각하게 지적질을 해댔다. 해설자가 맨시티 중계에 대해선 중도를 못 지키며 편파해설을 대놓고 하던 때였기 때문에 이런 해설을 듣고 보는 축구팬들이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많은 축구팬들이 만치니가 소극적이며 새가슴 축구를 한다고 비아냥 거리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 없었다. 팀의 체질 개선과 전술적인 다양성을 구축하려는 모험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유독 이피엘에서만 두드러지는 수비수들의 잦은 부상에 따른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서 '백3 수비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한 것은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팀에겐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콜라로프가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임무의 윙백 역할로서 수행한 것도 그때부터다. 백3 시스템을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콜라로프는 진작에 세리에A로 이적했었을 것이다. 만치니는 실바, 콤파니, 야야투레, 조하트, 사발레타 등 팀내 선수들의 개인적 장점을 살리는 데 꾸준한 노력을 했고 대부분 성공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기존의 선수들로 운용하고 있다. 전술적 성향은 공격지향이지만 팀 운용에선 안정을 추구한다. 아무래도 레알마드리드에서의 아픈 기억 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말라가에 있다가 맨시티로 오니 좋은 선수들과 두터운 스쿼드에 만족해서 딱히 변화를 줄 생각이 안 들었을 지도 모른다. 기존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공격성만 더 부여해서 데뷔 첫시즌에 트로피 두개(리그,리그컵)를 들어올리는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2년차에 접어든 이번시즌엔 다르다. 만치니와 같이 똑같은 2년차 초반부터 삐그덕거리는 모습이다. 13경기 6승 4무 3패. 12/13시즌 만치니 때도 우승 다음 시즌에 13경기 6승 4무 3패였다는 것을 상기해볼 때 확실히 팀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 리그컵 뉴캐슬전에 선발 명단을 보고선 너무너무 깜짝 놀랐다. 펠레그리니 감독이 어지간히도 급했던 모양이다. 리그에선 첼시가 선두 자리에서 독주 중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 진출이 노란불이 켜진 상황이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리그컵 우승을 가장 현실성있는 목표로 정한 것 같았다. 트로피 하나라도 획득하지 못하면 감독직에 물러날 수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그도 잘 알고 있나보다.

골키퍼 카바예로와 수비수 데미첼리스를 제외하고 주전 선수들을 모두 기용했는데, 이건 펠레그리니 감독이 리그 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소득없이 많은 걸 잃기만한 결과를 낳았다. 맨체스터 더비전을 앞두고 실바의 부상이 발생한 것과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그것이다. 

리그 컵은 평소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를 중심으로 유망주들을 고루 섞어 출전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중요도가 큰 대회가 아니다. 물론 4강에 진출하면 우승 욕심을 부릴만하지만, 일찍이 전력을 다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풀 전력을 가동한 맨시티가 비중없는 대회에서 그것도 홈 팬들 앞에서 져 탈락하고 말았다. 팀 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

만치니 전 감독에 이어 펠레그리니 감독도 한정된 전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만치니가 수비지향이라면 펠레그리니는 공격지향이라는 차이점만 있을 뿐 기본 폼은 둘 다 똑같다. 맨시티의 부진은 전술적인 문제라기보단 현재 맨시티 선수들로는 세부적으로 다양한 전술을 펼치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얼마 전 만치니가 '맨시티는 내가 영입한 선수들이 아직도 주를 이루고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맨시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펠레그리니 감독에게 완곡한 표현으로써 메세지를 던진 거라고 보여진다.

맨시티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점은 실바에 의존하는 플레이 방식에서 벗어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치니 시절부터 실바를 중심으로 팀 리빌딩이 시작됐는데, 4년 동안이나 이 스타일이 유지 중이다. 감독 교체가 이루어졌음에도 4년 간 맨시티의 색깔은 원색처럼 단조롭다.

그라운드에선 공 주변에 항상 실바가 위치한다. 이건 감독의 주문이고 반복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선수들 간의 약속이다. 실바가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수행 능력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지만 언제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꾸준히 활약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최전방에 아구에로와 제코 등 걸출한 공격수가 날고 뛰어도 실바의 부진에 따라 그들의 득점력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실바가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실바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데, 이건 팀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실바 대체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공격 패턴을 주도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바로 위닝메이커다. 플레이메이커가 공격 중심에 서서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살피며 빠른 판단을 내려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게끔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이라고 한다면, 위닝메이커는 저돌적으로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줘서 골을 넣어 팀 승리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활약을 해주는데 마치 팀의 분위기메이커 같은 유형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둘의 성향이 함께 뛰면 그 파괴력은 엄청나다.

발이 빠르고 드리블 돌파가 시원한 윙어(측면포워드)들이 위닝메이커에 속한 경우가 많은데, 내로라하는 강팀들은 위닝메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및 바이에른 뮌헨의 로벤, 레알마드리드의 호날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디마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플레이메이커+위닝메이커' 조합 구성이 좋은 팀은 '괴체+로벤(리베리)'을 보유한 바이에른 뮌헨이다. 팀에 이런 구성은 날카로움(위닝메이커)을 더한 예쁜(플레이메이커) 축구를 구사할 수 있다.

맨시티는 실바와 나스리 등 플레이메이커를 소화할 자원이 있는데 위닝메이커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위닝메이커는 플레이메이커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 실바(나스리)가 컨디션 난조를 겪더라도 경기력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2-13시즌을 준비하던 만치니가 이런 유형의 선수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선수단에 큰 변화를 줄 게 아니라면, 위닝메이커 자질이 있거나 그렇게 될 만한 싹수가 보이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아무쪼록 팀에 좋다. 아님 타팀에 알려지지 않은 팀내 뉴페이스 유망주에게 그런 임무를 부여해서 출전시켜 보는 것도 손해보는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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