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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파드처럼 한 팀에 10년 이상 주전으로서 오래 뛴 선수는 여러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항상 활약하며 동료와 팬들 그리고 감독의 마음을 훔친 선수는 극히 드물다.


람파드는 1994년 웨스트햄 유소년팀에 입단한 이후 이듬해 성인 무대에 데뷔, 약 6년 간을 웨스트햄에서 뛰다가 2001년에 첼시로 이적해서 지난해 여름까지 첼시를 위해 그라운드를 밟았었다. 첼시에서 모든 대회 포함하여 648경기 211골(리그 427경기 147골)을 기록했는데, 그가 미드필더인 점을 생각해보면 웬만한 공격수보다 빛난 활약이다. 앞으로 어떤 미드필더가 한 팀에서 오랜 기간 뛰며 람파드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선뜻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첼시의 무리뉴 감독은 람파드와의 재계약에 거부 의사를 내비치면서 방출했다. 무리뉴 감독이 그를 방출한 이유가 '팀의 미래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짧게 한두 시즌 팀을 감독할 게 아니기 때문에 그를 방출한 무리뉴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질 이유가 없다. 무리뉴 감독은 팀을 위한 선택이었고, 람파드는 은퇴를 준비하는 동시에 선수 생활을 좀 더 이어가고 싶어 신생팀 뉴욕시티에 이적한 것이다.

지난 여름 맨시티는 새 시즌에서 디펜딩 챔피언 위용을 보여주고 또 한번 트로피를 들어올리려면 선수 보강이 필요했다. 하지만 FFP룰 규정 위반으로 이적시장에서 입맛만 다셔야 했는데, 가장 급한 불이었던 수비수 보강은 이루었다.

도대체 누구의 잔머리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뉴욕시티로 이적한 람파드를 임대로써 영입한 것은 팀 전력에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지금 람파드와 맨시티 그리고 뉴욕시티 간의 계약에 대한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 이 문제는 확실한 팩트가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람파드는 36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맨시티에서의 데뷔전이었던 리그 4라운드 아스날 원정에선 평범한 플레이를 보였지만, 그 이후 첼시-셰필드-헐시티전에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주로 교체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밝는 서브 역할이더라도 그 존재감은 주전에 버금간다. 축구 선수로는 4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람파드가 선발로 나선다는 건 본인도 그렇거니와 감독 입장에서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은퇴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이제는 나이가 있기 때문에 예전같은 왕성한 활동량은 아니지만, 연륜과 풍부한 경기 경험이 경기장에서 그런 부족한 점을 보완해줘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람파드가 최고의 서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더라도, 그를 완전 영입하겠다는 데에 반대하고 싶다. 조건이 하나 추가 된다면 입장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아직까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으나, 어쨌든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선수다. 제라드처럼 언제 기량이 크게 떨어질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은퇴를 앞둔 선수치곤 높은 주급을 받을 건 분명하고, 그의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되더라도 이제부터 서서히 리빌딩을 준비해야하는 맨시티의 상황에 은퇴를 앞둔 선수를 안고 간다는 건 쓸데없이 머리수만 채우는 꼴이다.
 
그런데 만치니 전 감독이 비에이라를 영입한 것처럼, 람파드가 맨시티에서 은퇴하고 맨시티에 취직한다면 완전 영입에 적극 찬성하고 싶다. 만치니는 맨시티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은퇴를 준비하던 비에이라에게 팀의 정신적인 리더 역할을 수행해주고 여기서 은퇴하면 취직까지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영입했다. 비에이라가 누구인가. 선수 시절 아스날의 레전드다. 그런 레전드가 맨시티에서 지도자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비에이라는 향후 맨시티 1군팀 감독직을 위해 현재 2군팀에서 지도자 경험쌓기에 열심이다. 펠레그리니 감독 후임으로 누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한 단계 건너뛰어 그 다음 감독은 비에이라가 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여러 축구전문가들도 그렇게 예측하고 있다.


람파드도 은퇴 후 맨시티 발전을 위해 일해준다면 그를 영입했으면 좋겠다. 공만 잘 다루는 게 아니라 두뇌가 명석해서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리더쉽까지 갖추고 있으므로 코치직 수행을 잘할 듯 싶다. 몇 년 안에 비에이라가 1군팀 감독을 맡고, 람파드가 1군팀 코치나 2군팀 감독으로 활동하는 걸 팬 입장에서 보고싶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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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라인 형태(백4 또는 백3)를 기본으로 해서 포메이션이 만들어진다. 수비를 먼저 신경쓰고 공격은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의 역량은 그 팀의 수비조직력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조직력을 만들 줄 모르는 감독 중에 칭송 받는 감독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무리뉴,시메오네,안첼로티,과르디올라 등의 현재 유명 감독들 모두 수비조직력에 대단한 능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날카로운 역습이나 패싱플레이 등 공격을 풀어나갈 때 저마다 공격스타일이 달라지는 것뿐이다. 공격을 잘하는 감독은 팬들에게 매력적인 감독이고, 수비를 잘하는 감독은 팀에게 좋은 감독이며, 수비와 공격을 모두 잘하는 감독은 팀과 팬들에게 훌륭한 감독이다.

작년 여름, 매력적인 감독인 펠레그리니가 맨시티 지휘봉을 잡고나서 공격수(네그레도)와 미드필더(나바스,페르난지뉴)를 보강했다. 수비는 레스콧을 못 믿어워 데미첼리스를 영입했는데, 그전 3시즌 동안 리그 최소실점할 정도였으니 딱히 수비를 손댈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2011/12시즌부터 맨시티의 발목을 잡았던 상대팀의 전원수비 전술을 뚫어낼만한 공격력이 필요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에 펠레그리니를 택한 것도 있지만, 상대의 침대식 축구를 극복할만한 파괴적인 공격력을 만들어 줄 거란 기대감도 그를 선택한 이유였다. 

확실히 펠레그리니는 공격을 좋아한다. 선수의 역할과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때 만치니 때보다 공격이 매끄러워졌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불안한 축구를 한다. 전술적 안정감이 없다는 말인데, 공격수와 2선 미드필더들이 예전보다 수비가담을 적게하면서 수비는 수비수만의 몫이 되었고, 그나마 중앙미드필더가 수비 시 중심을 잡아주려고 애써준다.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는 공격에 더 집중하고 수비적인 선수는 수비에 더 집중하라는 게 펠레그리니 스타일이다. 공격과 수비가 팀으로서 움직여져야 끈끈한 조직력이 갖춰져 전술적 안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지만, 펠레그리니는 공수 경계를 나누다보니 가장 민감한 부분인 수비가 약해지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공격은 어느 정도 선수빨로 풀어나갈 수 있어도 수비는 선수 모두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지난시즌에 공격과 수비가 따로놀며 조직력이 깨졌음에도 리그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두터운 선수층 덕분이었다. 작년, 겨울로 접어들면서 다른 팀들 대부분 부상자가 속출하고 피로도가 점차 누적되어 팀 발란스가 무너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더블 스쿼드를 갖춘 팀은 정규리그와 같은 장기레이스에 그 진가가 나오는데 맨시티가 그랬다. 시즌 초반엔 죽쓰다가 11월 말부터 이듬해 1월 말까지 리그 12경기에서 11승 1무의 성적을 내며 8위에서 1위 자리에 올랐던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연승하다가 박싱데이가 가까워지면서 급격히 무너지는 게 바로 스쿼드가 약해서다. 예전에 아스날이 그랬고, 뉴캐슬도 토트넘도 그랬다. 지금은 사우스햄튼이 잘나가고 있지만 이제부터 서서히 승점을 쌓는 데 어려워질 거고, 맨시티가 2위 자리에 올라서 첼시와 선두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매우 크겠다. 

우승을 경쟁하는 팀들은 서로를 의식하며 단점을 보완한다. 예를 들어 맨시티는 강력한 우승 라이벌로 꼽는 첼시와 아스날의 전력을 분석하여 전력을 보강하고 전술적 약점을 보완해야만 우승을 노릴 수 있고, 이건 그 팀들도 마찬가지다. 맨시티를 꺾어야만 우승할 수 있으므로 철저히 분석한 뒤 전략을 세운다. 이번시즌엔 첼시의 무리뉴 감독이 경쟁팀의 전력을 잘 살피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전술적 완성도를 높여 지금 연승이라는 결과를 내는 중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펠레그리니는 자신이 부임하고서 약해진 수비조직력을 선수에게 맡겨 해결하려고 한다. 페르난두와 망갈라를 영입한 건 좋지만, 그들의 능력을 팀에 조직화시키지 못하고 개인 능력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다. 데미첼리스를 기용하면 폭탄을 안고 가는 불안한 느낌이다. 개선된 게 아무것도 없다. '한 골 먹히면 두 골 넣으면 된다'라고 인터뷰할 정도로 자신이 공격을 좋아하는 감독임을 밝혔었으니, 그런 감독에게 조직력 향상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이 어쩌면 잘못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팀이 더 발전하기 위해선 감독 교체는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만치니와 펠레그리니의 시즌 초반 리그 11경기까지 성적 흐름을 살펴보면서 이글을 마친다. 

만치니의 본격적인 첫 시즌(2010/12) 리그 11경기 : 본격적으로 팀 리빌딩을 하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매일 조직력 훈련을 강행

만치니의 2년차 리그 우승 시즌(2011/12) 리그 11경기 : 조직력이 눈부시게 향상되면서 시즌 초반부터 무패행진

만치니 3년차 경질 시즌(2012/13) 리그 11경기 : 지난시즌 겨울에 수비수 줄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적이 있었으므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여름 비시즌 동안 백3전형 훈련 실시. 다소 모험적이었으며, 시즌초반에는 실전에 선보였으나 실패

펠레그리니 데뷔 시즌(2013/14) 리그 11경기 : 데뷔시즌이라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 초반 성적부진에 대해서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임. 하지만 하루 아침에 수비력이 약해진 거에 의아할 수밖에 없었는데, '더블스쿼드+득점력'으로 그런 문제를 극복하며 리그 우승

펠레그리니 2년차 이번시즌(2014/15) 리그 11경기 : 데뷔시즌과 달라진 게 없고, 여전히 공격에 치우친 전술로 수비가 불안. 전술적 안정감을 주는 감독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음. 만치니 때는 팀이 발전하는 모습이 뚜렷했지만, 펠레그리니는 팀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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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휴즈 시절(2008년 6월~2009년 12월)

그의 임무는 팀을 발전시키는 것
 
08/09 -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라(실패)
09/10 -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라(실패) 

마크휴즈가 한 시즌 반을 맨시티 감독으로 있으면서 팬들과 수뇌부들이 바랬던 건 우승이 아니었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순위에 드는 것도 아니었다. 당시 맨시티는 그런 목표를 세울 만한 위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등권에 안정적으로 벗어나서 예전보다 나은 성적을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마크휴즈라는 감독으로서의 낮은 명성과 클럽 인지도 부족이 맞물리다보니 흔히 말하는 에이급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하여 여러 젊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당시 스타플레이어 호빙요와 테베즈가 영입됐긴 했지만, 그들이 소속팀과의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걸 기회로 삼아 수뇌부들이 영입에 나섰던 것이다. 마크휴즈는 스타플레이어 선수 영입을 꺼려했다. 그런 선수를 다룬 적이 없어서 영입에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선수들을 영입한 결과 선수층은 두터워졌는데, 정작 팀을 완성시키는 데는 실패하여 마침내 2009년 12월에 경질됐다. 당시 순위를 보면 5~6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4위권을 노리는 상황이었다. 리그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고 의무적으로 4위권에 진입해야 하는 위치에도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그런 순위에 있다는 이유로 경질된 것은 아니었다.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선수 영입과 선수들과의 불화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보드진과 팬들에게 신임을 잃던 중 리그 7경기 연속 무승부라는 저조한 성적이 결국 강력한 경질 명분으로 만들어져 감독직에 물러나게 된다. 마크 휴무라는 별명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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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치니 시절(2009년 12월~2013년 5월)

그의 임무는 리빌딩에 성공하고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것
 
09/10(12월) 데뷔시즌 - 팀을 안정시켜라(달성) 
10/11 - 안정된 팀 리빌딩(달성),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달성)
11/12 - 리그 우승 도전(달성), 챔피언스리그 16강(실패)
12/13 - 리그 우승 도전(실패), 챔피언스리그 16강(실패) 

경영진은 마크휴즈 후임으로 히딩크와 벵거를 원했지만 이들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딱히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팀을 떠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감독 후보자 3지망으로 점찍었던 만치니를 데려오게 된다.

그에게 내린 과제는 마크휴즈가 무분별하게 영입한 선수들을, 즉 선수단을 점진적으로 정리하고 하루 빨리 팀을 안정시켜서 2년 안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만치니는 부임하자마자 은퇴를 앞둔 비에이라를 데려왔고 콤파니를 수비수로 변신시키는 등 사실 별 것도 아닌 변화를 줬지만 신속히 팀의 경기력에 안정을 이끌어냈다.

맨시티 부임 직후 팀 운영 방향에 대해 '이피엘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조직력이 강한 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었는데, 팀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세우고선 약 일 년 동안 강도 높은 조직력 훈련을 실시했다. 얼마나 훈련이 심했냐면은 시즌 중에도 어김없이 진행됐고, 경기 전날에도 훈련량이 많아서 몇몇 선수들이 언론과의 인터뷰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털어놓기까지 했었다. 특히 테베즈가 유독 강한 불만을 토로했었다. 어쨌든 만치니의 약속은 지켜졌다.

두 시즌 동안 FA컵과 리그를 우승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리고 세시즌(10/11,11/12,12/13) 연속 리그 최소실점팀으로 만들어서 조하트가 두 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리그에서 무실점 경기수가 가장 많은 골키퍼가 수상)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었다.

하지만 유럽대항전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데에 아쉬움을 크게 남겼는데, 챔피언스리그는 그렇다치더라도 한 단계 아래 수준인 유로파에서도 쩔쩔매는 경기력을 보여 팬들을 비롯한 클럽 경영진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러다가 디펜딩 챔피언 시즌에 지금의 흐름처럼 만족스런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자 결국 경질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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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그리니(2013년 6월~현재)

그의 임무는 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에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
 
13/14 - 리그 우승 도전(달성), 챔피언스리그 16강(달성)
14/15 - 리그 우승 도전, 챔피언스리그 8강 이상

만치니가 경질되고선 경영진은 라 리가의 말라가에 매력적인 축구를 선보인 펠레그리니를 후임으로서 일찍 내정했다. 시즌이 끝나고 조금 여유롭게 맨시티에 왔는데, 평소 눈여겨 본 나바스와 네그레도를 영입하여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만치니의 수비적인 축구에 싫증을 낸 팬들은 펠레그리니의 공격적인 축구에 기대가 컷었고 경기에서 그렇게 실현해주기를 바랬었다. 이처럼 펠레그리니는 맨시티가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다.

그 결과 부임 데뷔시즌에 리그 최고 득점을 기록하면서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과 더블(리그,리그컵)을 달성했다. 이와 같이 훌륭한 데뷔시즌을 보냈지만 2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만치니 시절의 디펜딩 챔피언 시즌처럼 성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세 감독에 의한 맨시티의 변화를 요약하자면, 마크휴즈가 이런저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거품 낀 팀으로 만들어 실패하다가, 만치니가 오면서 팀 리빌딩이 제대로 이루어져 리그 우승을 하는 등 강팀 위치에 올랐지만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펠레그리니는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냈더라도 앞으로 팀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는 만치니처럼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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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클럽마다 유소년 팀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 프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끔 가르친다.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1군팀에 합류시키거나 타팀에 임대를 보내지만, 더 이상 팀에 도움이 되지 않다고 보여지면 최악의 경우엔 무적 방출된다. 그들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1군팀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 아무리 꼴찌팀일지라도 선발 명단에 포함된다는 건 프로 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겐 그들이 존경의 대상일 것이다. 훈련병이 이등병을 우러러 보는 것처럼 말이다. 

유망주의 중요성은 모든 클럽들이 인지하지만, 유독 자본이 유입되는 곳은 유망주 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돈이 따르는 만큼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정이 좋지 못한 팀들은 선수 영입을 입맛대로 할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유망주 키우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 꾸준히 출장 경험을 주다보니 어느샌가 빅클럽들이 탐낼만큼 좋은 선수로 발전하는 경우가 생긴다.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룰 덕분에 빅클럽들이 예전보다 어린 선수에게 관심을 더 가질 수밖에 없게 됐고, 맨시티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몇 년 전부터 재능있는 어린 유망주들을 일찍이 유소년 팀에 입단시키 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앞으로 그들이 팀에 남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감독 이상의 권한을 조금씩 행사했던 만치니와 달리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만을 행사하려는 안정주의적인 자세로 팀을 관리한다. 유망주 활용에 대해선 만치니가 훨씬 과감하고 적극적이었다.

펠레그리니가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할 때 '유망주 육성에 힘쓰겠다'는 계획이 아직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서 실망하는 팬들이 생기고 있다. 그 스스로 유망주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알겠지만, 지금은 유망주를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자신의 이력 관리에 관심이 많고, 클럽에 트로피 같은 성과를 내놓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경영진의 눈치를 살살 보는 인상을 준다. 부임한 지난시즌부터 리그컵 경기에 주로 주전선수로 구성한 걸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어린선수들이 성인무대를 부담없이 밟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리그컵 경기다. 리그컵은 비중이 낮은 대회이기 때문에 어린 유망주들의 프로 데뷔 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일 기념으로 프로 데뷔를 시켜주기도 한다. 이건 스쿼드가 두터운 강팀들 사이에서 무언의 약속처럼 돼 버린지 오래인데, 이렇듯 리그컵이 다소 편안한 성격의 대회다. 

타팀에 임대라도 가지 못하면, 일년 동안 공식적인 성인 무대에 나설 기회가 좀처럼 쉽게 오지 않는다. 이렇게 일년에 한번 찾아오는 기회를 이번시즌엔 박탈당했다. 프로 데뷔전을 가져 기량을 뽐내고 싶어하는 유망주들을 이번시즌 리그컵 경기에 충분히 기회를 얻지 못했으니 그들이 감독과 팀에 대해 얼마나 실망이 컸을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첼시의 유망주 관리 실패를 교훈삼아 동일한 실수를 해선 안된다. 첼시는 구단주가 지나칠 정도로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그간 거쳐온 감독들이 유망주를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팀의 성적을 우선순위에 두어 유망주를 살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첼시의 전철을 맨시티가 밟는 중인데, 이제부터라도 주의해야 한다. 

자꾸만 유망주를 등한시한다면 맨시티 유소년 팀에 입단을 준비하는 어린 선수들이 과연 이 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축구 환경 조건이 잘 갖춰졌으니 여기서 축구를 배워 나중에 다른 팀에 이적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까. 어린 선수들이 클럽에 대한 충성심이 없어지면 그 클럽 정체성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이기는 경기에 한해서 적극 교체 기용하여 유망주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일부러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회를 못 줘 다른 팀에 '죽 쑤어 개 좋은 일'을 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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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세르비아 유망주를 영입했다. 그 유망주가 바로 나스타시치다. 당시 그의 나이 19세. 유망주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나이대였다. 그를 영입하는 데에 1200만 파운드(사비치 이적 포함)가 들여 과연 어떤 선수인지 수많은 맨시티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의 이력을 간단히 살펴보면, 15살에 파티잔에서 유소년 생활을 시작하면서 프로 선수 꿈을 키워나갔다. 파티잔에서 괜찮은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으며, 17살이 되자 텔레오피티크에 임대 생활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프로 무대를 밟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무려 21경기를 소화했는데 이때 경기 경험이 그의 기량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정작 친정팀인 파티잔에선 데뷔 무대를 가져보진 못했지만 그의 잠재성에 매료된 세리에A의 피오렌티나가 영입하여 파티잔을 벗어나 더 넓은 축구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당시 피오렌티나 감독이 미하일로비치였는데, 그를 영입하고선 일찍이 리그 2라운드 볼로냐전에 데뷔전을 갖게했다. 시즌 도중 감독이 바뀌었는데도 꾸준히 선발 출장한 것을 보면, 나이가 어린 것은 그저 숫자가 낮은 걸 의미할뿐 수비수로서의 임무 수행 능력은 성인 못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11/12시즌 피오렌티나에서 경험을 쌓고있는 무렵, 맨시티는 리그 우승을 일궈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당시 만치니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콤파니,레스콧 등 주전수비수를 백업해줄 선수를 필요로 했다. 선수단에 사비치가 있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영국 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이적하기를 희망했다. 사비치가 맡았던 백업에 적합한 선수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나스타시치가 눈에 들어와 마침내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적료를 포함해 사비치와 맞트레이드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둘은 성인 무대를 밟기 전 이미 파티잔에서 잠시 동안 동료로 지낸 사이였는데, 그때는 사비치에 대한 장래 평가가 훨씬 좋았었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환경 적응력 차이가 그들의 유니폼 색깔을 바꿔놓았다.

동유럽계 출신인 콜라로프의 도움으로 팀 적응에 어려움이 없었다. 만치니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콤파니와의 호흡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놀랍게도 레알마드리드전(챔피언스리그 조별 1차전 원정)에 선발 명단에 올라 깜짝 데뷔전을 가졌다. 팀이 3-2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그 누구도 그의 데뷔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데뷔전임에도 꽤 좋은 기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차차 콤파니의 파트너로서 레스콧을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찰 거란 기대감을 팬들에게 안겨줬다. 첼시와의 리그 13라운드(0-0무)에선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될 정도로 날이 갈수록 팀의 수비에 안정감을 더해줬다.  

그는 톱니바퀴처럼 하나로 움직여지는 만치니식의 수비조직력 강화 훈련을 받으며, 전방의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에 따라 콤파니와 안정적인 수비호흡을 펼쳤다. 중앙수비수의 일원이지만 개인적인 역할로는 커버링은 물론이고 최후방에서 볼 간수를 하면서 재빨리 공을 처리하거나 동료 선수에게 볼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안정적인 빌드업을 수행하는 임무였는데, 수비수치곤 패싱력이 준수한 편이라서 다소 볼을 거칠게 차는 콤파니가 할 수 없는 역할을 대신 행한 것이다. 이런 역할은 레스콧에게도 어울리지가 않았다.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선 만치니 감독이 경질되기 전까지 한 시즌 동안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는데, 그의 나이 19살이었다는 걸 감안해보면 정말 대단한 거였다. 맨시티는 최고가 될 만한 수비수 유망주를 보유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는 간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12/13시즌이 끝나고나서 6월 말쯤 발목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8월 중순에 회복했지만, 그 사이에 팀은 펠레그리니 감독으로 감독 교체가 이루어졌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새 감독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기 어려웠다. 하지만 13/14시즌 개막전에서 콤파니가 부상으로 당한 바람에 한동안 레스콧(또는 가르시아)과 중앙수비 짝을 이루며 출장했다. 그러던 중 11월에 종아리 부상으로 약 한 달 간 팀전력에서 제외됐고, 부상 복귀 후 이듬해 2월에는 4월 말까지 시즌 아웃이나 다름없는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하는 불운까지 따랐다.

펠레그리니 감독이 데뷔 첫 시즌에서 리그컵과 정규리그를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지만, 두 가지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고민이 나스타시치의 발목을 잡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수비에 안정감을 주면서 공격에 치중하는 것' , '공격에 치중하면서 상대 역습을 저지하는 것' 

펠레그리니 체제에서 맨시티의 실점은 위의 두 가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끔 반복적으로 말도 안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따라서 수비적인 능력은 기본이고, 추가적으로 움직임이 민첩하며 발이 빠른 수비수를 원하게 된다. 여기에 부합하는 선수로 망갈라를 점찍는다. 이 선수가 중앙수비수이지만 풀백 출신답게 발이 굉장히 빠르고 커버링도 좋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거액을 들여서라도 영입한 이유다. 

감독은 망갈라가 합류하자 수비수에게 좀 더 자유도를 주었다. 콤파니와 망갈라는 서로의 능력을 믿으며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 플레이를 하게 됐다. 그래서 콤파니든 망갈라든 자신이 판단을 내려 활동 범위에 벗어나 공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많아진 것이다. 상대 공격을 일찍 끊어서 빠른 역습을 노린다는 공격지향적인 수비 작전인데, 다른 한 명의 동료 수비수가 커버를 제대로 못해주면 상대에게 바로 뒷공간을 내준다는 약점이 있다.

수비조직력을 만드는 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로는 선수의 개인 능력을 최대한 살려서 수비력을 완성해가는 '능력형'이고, 두번째로는 선수의 개인 능력을 제한하여 동료의 움직임을 살피고 동료의 단점을 보완하는 '협력형'이 있는데 펠레그리니 감독의 성향은 전자에 속하고 만치니는 후자에 속한다. 이러한 두 가지 스타일은 감독들의 취향에 결정되므로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한가지 성향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수비수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콤파니+망갈라=능력형 수비구축, 콤파니+데미첼리스(나스타시치)=협력형 수비방식으로 경기를 펼쳐나간다. 오늘 맨유전에선 팀워크를 중시한 '협력형' 수비 구성이었다.

펠레그리니의 수비 관점에서 보면 나스타시치는 '능력형'에 적합하지 않다. 필요하면 자신의 포지션에 벗어나 재빨리 공을 뺏고 이 과정에서 실패하면 신속히 자신의 위치로 돌아와야 할 만큼 움직임이 민첩하거나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에 '협력형'에 부합한 팀워크에서 빛을 발하는 수비수다. 

'능력형' 위주로 수비진을 구성할 땐 망갈라가 1선발이 되는 건 당연하다고 필자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협력형'엔 나스타시치가 데미첼리스와 경쟁을 벌이는 관계이지만, 아무래도 감독과 데미첼리스가 말라가에서부터 동고동락한 그 세월에서 나오는 상호 신뢰의 벽이 생각보다 두터운 것 같다.

하지만 나스타시치는 조급할 거 없다. 이제 나이가 21살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감독도 그를 적극적으로 이적시킬 의사가 없어 보인다. 큰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경쟁자인 데미첼리스는 나이 때문에 이번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밟는 기회가 적어진다, 수비수들의 줄부상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다음 시즌부터 '협력형' 자리에 반드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점점 사그라지고 있는데 3-4년전만 하더라도 돈시티라는 말이 대부분 축구팬들 입에 올랐다. 맨시티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만치니 전 감독의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루어지던 분위기도 아니었다.

한국에서 하는 경기 중계를 보면 해설자들이 맨시티가 경기를 잘 풀어가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퍼거슨이나 벵거 같은 감독이 저지르는 작은 전술적 실수를 만치니가 하기라도 하면 심각하게 지적질을 해댔다. 해설자가 맨시티 중계에 대해선 중도를 못 지키며 편파해설을 대놓고 하던 때였기 때문에 이런 해설을 듣고 보는 축구팬들이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많은 축구팬들이 만치니가 소극적이며 새가슴 축구를 한다고 비아냥 거리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 없었다. 팀의 체질 개선과 전술적인 다양성을 구축하려는 모험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유독 이피엘에서만 두드러지는 수비수들의 잦은 부상에 따른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서 '백3 수비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한 것은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팀에겐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콜라로프가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임무의 윙백 역할로서 수행한 것도 그때부터다. 백3 시스템을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콜라로프는 진작에 세리에A로 이적했었을 것이다. 만치니는 실바, 콤파니, 야야투레, 조하트, 사발레타 등 팀내 선수들의 개인적 장점을 살리는 데 꾸준한 노력을 했고 대부분 성공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기존의 선수들로 운용하고 있다. 전술적 성향은 공격지향이지만 팀 운용에선 안정을 추구한다. 아무래도 레알마드리드에서의 아픈 기억 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말라가에 있다가 맨시티로 오니 좋은 선수들과 두터운 스쿼드에 만족해서 딱히 변화를 줄 생각이 안 들었을 지도 모른다. 기존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공격성만 더 부여해서 데뷔 첫시즌에 트로피 두개(리그,리그컵)를 들어올리는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2년차에 접어든 이번시즌엔 다르다. 만치니와 같이 똑같은 2년차 초반부터 삐그덕거리는 모습이다. 13경기 6승 4무 3패. 12/13시즌 만치니 때도 우승 다음 시즌에 13경기 6승 4무 3패였다는 것을 상기해볼 때 확실히 팀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 리그컵 뉴캐슬전에 선발 명단을 보고선 너무너무 깜짝 놀랐다. 펠레그리니 감독이 어지간히도 급했던 모양이다. 리그에선 첼시가 선두 자리에서 독주 중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 진출이 노란불이 켜진 상황이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리그컵 우승을 가장 현실성있는 목표로 정한 것 같았다. 트로피 하나라도 획득하지 못하면 감독직에 물러날 수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그도 잘 알고 있나보다.

골키퍼 카바예로와 수비수 데미첼리스를 제외하고 주전 선수들을 모두 기용했는데, 이건 펠레그리니 감독이 리그 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소득없이 많은 걸 잃기만한 결과를 낳았다. 맨체스터 더비전을 앞두고 실바의 부상이 발생한 것과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그것이다. 

리그 컵은 평소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를 중심으로 유망주들을 고루 섞어 출전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중요도가 큰 대회가 아니다. 물론 4강에 진출하면 우승 욕심을 부릴만하지만, 일찍이 전력을 다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풀 전력을 가동한 맨시티가 비중없는 대회에서 그것도 홈 팬들 앞에서 져 탈락하고 말았다. 팀 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이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

만치니 전 감독에 이어 펠레그리니 감독도 한정된 전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만치니가 수비지향이라면 펠레그리니는 공격지향이라는 차이점만 있을 뿐 기본 폼은 둘 다 똑같다. 맨시티의 부진은 전술적인 문제라기보단 현재 맨시티 선수들로는 세부적으로 다양한 전술을 펼치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얼마 전 만치니가 '맨시티는 내가 영입한 선수들이 아직도 주를 이루고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맨시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펠레그리니 감독에게 완곡한 표현으로써 메세지를 던진 거라고 보여진다.

맨시티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점은 실바에 의존하는 플레이 방식에서 벗어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치니 시절부터 실바를 중심으로 팀 리빌딩이 시작됐는데, 4년 동안이나 이 스타일이 유지 중이다. 감독 교체가 이루어졌음에도 4년 간 맨시티의 색깔은 원색처럼 단조롭다.

그라운드에선 공 주변에 항상 실바가 위치한다. 이건 감독의 주문이고 반복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선수들 간의 약속이다. 실바가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수행 능력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지만 언제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꾸준히 활약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최전방에 아구에로와 제코 등 걸출한 공격수가 날고 뛰어도 실바의 부진에 따라 그들의 득점력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실바가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실바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데, 이건 팀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실바 대체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공격 패턴을 주도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바로 위닝메이커다. 플레이메이커가 공격 중심에 서서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살피며 빠른 판단을 내려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게끔 공격을 풀어주는 역할이라고 한다면, 위닝메이커는 저돌적으로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줘서 골을 넣어 팀 승리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활약을 해주는데 마치 팀의 분위기메이커 같은 유형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둘의 성향이 함께 뛰면 그 파괴력은 엄청나다.

발이 빠르고 드리블 돌파가 시원한 윙어(측면포워드)들이 위닝메이커에 속한 경우가 많은데, 내로라하는 강팀들은 위닝메이커를 보유하고 있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및 바이에른 뮌헨의 로벤, 레알마드리드의 호날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디마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플레이메이커+위닝메이커' 조합 구성이 좋은 팀은 '괴체+로벤(리베리)'을 보유한 바이에른 뮌헨이다. 팀에 이런 구성은 날카로움(위닝메이커)을 더한 예쁜(플레이메이커) 축구를 구사할 수 있다.

맨시티는 실바와 나스리 등 플레이메이커를 소화할 자원이 있는데 위닝메이커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위닝메이커는 플레이메이커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 실바(나스리)가 컨디션 난조를 겪더라도 경기력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2-13시즌을 준비하던 만치니가 이런 유형의 선수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선수단에 큰 변화를 줄 게 아니라면, 위닝메이커 자질이 있거나 그렇게 될 만한 싹수가 보이는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아무쪼록 팀에 좋다. 아님 타팀에 알려지지 않은 팀내 뉴페이스 유망주에게 그런 임무를 부여해서 출전시켜 보는 것도 손해보는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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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러시아 원정 후유증 탓이었을까. 자국에 돌아와 웨스트햄을 상대로 한 원정 경기에서 지고 말았다. 공이 골대에 맞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긴 했지만 졌다는 건 실점을 했다는 것이고, 실점을 했다는 건 수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재밌는 축구라함은 이기는 축구다. 비록 1-0 신중한 똥줄 경기로 이기더라도, 이렇게 한 경기 두 경기 세 경기에서 승점 3점 모두 따낸다면 나중에 승점이 쌓인 것을 볼 때 비로소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공격을 주도하는데 오늘처럼 경기에서 진다면 이게 뭐가 재밌을까. 이기지 않으면 재미없는 게 스포츠다.

이번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러다간 펠레그리니 감독의 입지가 흔들릴 것 같다. 그의 축구는 무리뉴,과르디올라,시메오네,클롭 감독들처럼 작금의 축구계에 영향을 주는 독특한 축구 스타일을 만들 정도로 지략가 스타일은 아니다. 다만 자신만의 기본적인 전형에서 좀 더 공격적 주문을 내리는 걸 좋아할 뿐이다. 그래서 맨시티는 상대가 수비지향적으로 나오거나 강한 압박을 가하면 제힘을 발휘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기본적으로 전술에 대한 유연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90분 내내 안정감을 주는 축구를 한다고 말할 수 없다. '한 골 먹히면 두 골을 넣으면 된다'는 그의 축구 철학을 바꾸어 말해보면, 실점은 불가피하므로 '공격이 최선의 수비다'라는 뜻이다. 일리있는 말이지만 그만큼 자신의 축구는 불안함이 잠재되어 있음을 인정하는 셈이기도 하다.

맨시티의 문제점은 수비 집중력 결여보다 선수조합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 이거에 대한 글은 며칠 후에 다루겠지만, 맨시티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서 최상의 축구를 할 수 있는 방식은 안타깝게도 창의적인 축구밖에 없다. 이렇듯 맨시티가 창의적인 것만 추구하는 '한정적인 축구'를 구사하는데, 이것이 때때로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 때때로가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야기된다.

사실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축구라는 것이 잘만 풀리면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만, 상대팀이 수비벽을 두텁게 가져가거나 수비 간격을 촘촘하게 형성하면 이를 뚫어내는 데 답답함을 느껴 해답을 찾으려고 상대 진영에서 영양가 없이 볼 점유율만 높이 가져가기만 한다. 수비라인을 올리고 볼 점유율을 높이 가져갈 경우 역습 대비를 제대로 갖추기가 어렵다. 그래서 상대가 역습 타이밍이 포착될 때까지 볼 점유율을 내주고선 마침내 역습 공격을 펼치게 되면 이것이 골로 이어지거나 간담을 서늘케 만드는 등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웨스트햄에 내준 첫번째 실점처럼 말이다.

첼시가 맨유로 원정을 떠나기 때문에 '혹시'라는 기대감에 맨시티로선 첼시와 승점차를 좁힐 좋은 기회였는데, 이런 기회를 살리지 못한 데 아쉬움이 너무너무 크다. 아쉽다.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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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멋진 승리다. 아쉽게도 경기를 제대로 보진 못했다. 운전 중에 핸드폰으로 경기를 보다가 어제 판교에서 환풍구 붕괴사건이 떠올라 경기 보는 것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운전 중 딴짓하는 나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혹시라도 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릴 때마다 재빨리 경기를 보긴 했는데, 운 좋게도 골 터지는 장면이 나와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5-1, 3-2, 2-1, 6-0, 5-1 그리고 4-1. 지난 2011년부터 오늘 경기까지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한 스코어다. 토트넘에겐 맨시티는 정말 얄미운 팀일 것이다. 이런 관계는 사실 오래 되지 않았다. 한두 시즌 전이었을까, 토트넘이 연승을 달릴 때 제동을 건 팀이 맨시티였다.

반대로 맨시티도 토트넘에 대한 기억이 좋은 편은 아니다. 지금이야 맨시티 전력이 월등히 우세해서 그렇지 불과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토트넘과의 대결은 항상 부담스러웠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4년 전 시즌 막바지에 리그 4위를 결정짓는 대결에서 패한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고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는다.

오늘 경기에선 아구에로 '왕의 귀환'을 알렸다. 최근 들어 부상 후유증에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경기에서만 무려 4골이나 뽑아내며 '승리의 히어로'가 되었다. 페널티킥 실축만 아니었다면 5골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4골 중 페널티킥으로만 2골이다. 페널티킥 골을 평가절하하는 축구팬들이 있는데, 이것도 나름 어려운 골에 속한다. 아구에로와 토트넘의 솔다도의 실축만 보더라도 페널티킥이 100퍼센트의 골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토트넘의 솔다도는 이번 실축으로 인해 잉글랜드 무대에 자신의 존재가치가 더욱 작아질 듯 하다. 타팀 선수이긴 해도 자신감 상실이 길게 이어질까 걱정이다.

아구에로가 골을 터트린 것도 훌륭했지만, 매순간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특히 토트넘의 수비수 사이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구에로의 개인능력이 뛰어난 데서 비롯된 걸수도 있겠으나 펠레그리니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철저하게 준비를 잘 했다고 볼 수도 있다. 토트넘의 약점을 잘 간파했고, 이를 공격하려는 연구를 A매치 기간 동안 잘 해온 것이다. 감독과 더불어 코칭스태프들의 빈틈없는 경기 준비와 전술적인 부분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봐도 무방하다.
 

[맨체스터시티]


아구에로 다음으로 승리의 주인공은 조하트다. 조하트는 토트넘만 만나면 야신 모드로 돌변하는 특징이 있다. 2010/11시즌 토트넘을 상대로 개막전을 치렀을 때, 일방적으로 토트넘이 반코트 경기를 펼쳤다. 당시 맨시티 선수들이 신입생들이 많아 하나같이 손발이 맞지 않아서 토트넘의 공격을 막기에만 바빴다. 토트넘은 20개 슈팅을 날렸고, 유효슈팅만 무려 8개였는데 조하트가 아니었더라면 최소 4실점을 했었을 정도로 굉장한 선방을 보였다.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그 이후로도 토트넘에겐 야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역시나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오늘 경기에서 한골을 내주긴 했지만, 솔다도의 페널티킥과 골문 앞에서 슈팅한 것을 선방하는 등 팀의 승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다. 솔다도의 슈팅들이 골로 이어졌더라면 토트넘이 분위기를 타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를 일이다.

맨시티 선수들은 토트넘을 크게 이기면서, 심리적으로 A매치로 인한 피로도가 많이 풀렸을 것 같다. 곧 CSKA모스크바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이미 겨울로 접어든 러시아로 원정을 떠날 텐데, 오늘 승리의 기운을 안고서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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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비겼지만 패했다. 로마에게 홈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밖에 획득하지 못해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작아졌다.

E조 그룹에서 바이에른이 승점 6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다음으론 로마가 승점 4점으로 2위, 맨시티가 승점 1점으로 3위, CSKA모스크바가 승점 0점으로 꼴찌다.

바이에른 원정에서 패했기 때문에 로마와의 대결에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반드시'라고 강조한 이유는 맨시티 경기가 있기 앞서 바이에른이 CSKA를 격파해 2승을 챙겼고, 로마가 이미 CSKA로부터 승점 3점을 획득한 상태였으므로 아직 승점이 없었던 맨시티로서는 홈 경기라는 이점을 살려 로마에게 승점을 따내야만 대등한 위치에서 16강 진출 경쟁을 펼쳐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오늘 경기에서 선수 선발 구성은 좋았다. 수비에서 데미첼리스가 출전했는데, 결과적으론 실패한 카드가 돼 버렸지만, 그의 경험적인 면과 노련함을 고려한 펠레그리니 감독의 결정이었을 걸로 보인다. 챔피언스리그는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그를 선발 출장시킨 것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데 펠레그리니 감독의 판단 미스는 후반전 선수 교체에서 드러났다. 요베티치 교체 카드를 제코가 아닌 아구에로로 했어야만 했다. 로마에게 중원싸움에서 밀리자 제코가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팀의 볼 소유에 기여하는 플레이를 펼쳤는데, 아구에로는 아무런 위협도 도움도 되지 못했다. 아직도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여러 차례 카메라에 잡힌 펠레그리니 감독의 표정을 보면서 평정심을 잃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듯이 이길 거란 믿음이 강했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90분 내내 어려운 경기로 펼쳐지자 선수 교체를 잘못하는 등 전략 수정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아무튼 4경기가 남았다.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가더라도 일단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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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자칫 긴장줄을 놓으면 우승 경쟁에 뒤처질 수 있는 부담스런 일정이다. 오늘 첼시전 무승부로 마쳐 최근 모든 대회 통틀어 4경기째 2무 2패로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개막전인 뉴캐슬전을 시작으로해서 리버풀,스토크,아스날,바이에른,첼시로 이어지는 일정이 그런 결과를 낳았다.

오늘 첼시와의 대결에서 축구를 하라고 공을 떨궈줬더니,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사발레타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맨시티가 마침내 한골을 내주고, 경기 막판으로 접어드는 무렵 첼시의 레전드로 추앙받는 동시에 맨시티에 임대 온 람파드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친정팀에게 비수를 꽂은 람파드의 동점골은 축구팬들에게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끔 만들었다.

맨시티는 파브레가스, 코스타 등 알찬 영입을 이룬 첼시를 중원에서부터 제압하며 질식시키려는 모습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첼시가 수비적인 전술로 나온다면 이를 격파할 팀이 과연 있기나 할까 싶다.

거액을 들여 영입된 망갈라가 콤파니와 짝을 이루며 드디어 데뷔전을 치렀다. 첼시를 상대로 데뷔전를 치르도록 한 펠레그리니 감독의 결단력이 돋보였다. 90분 동안 보여준 망갈라의 수비는 데뷔전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풀백 출신 아니랄까봐 발이 무척 빨랐는데, 이런 장점을 십분 발휘하여 상대 선수를 압박하고 볼을 차단하는 등 수비에 큰 기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콤파니와의 호흡도 매끄럽게 잘 유지되었다, 콤파니의 수비 지시를 즉각 이해하고 행동으로 바로 반응하는 것 역시 일품이었다.

수비수치곤 망갈라를 거액의 돈을 들여 영입한 셈인데, 데뷔전이 자꾸만 미뤄져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요즘이었다. 지금까지 데뷔전이 연기됐던 것은 거액을 들인 만큼 완벽에 가까운 그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과 동료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제공한 것이다. 펠레그리니 감독다운 계획이다. 망갈라를 관리하는 부분만 보더라도 펠레그리니 감독이 토목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초 중시'라는 축구 철학이 드러난다.

때때로 어처구니 없이 드러난 수비 불안이 비로소 해결될 성싶다. '망갈라-콤파니'라인은 힘과 속도로서 상대를 제압한다. 벤치에선 노련한 데미첼리스가 출격 명령을 기다린다. 강력한 수비체계를 갖춘 것이다. '망콤' 콤비 덕분에 풀백은 더욱 공격에 힘을 실어주고, 중원 미드필더들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됐다. 물론 이것이 섣부른 판단일 수 있겠지만, 무결점 전력을 자랑하는 무리뉴가 이끄는 첼시를 상대로 검증된 것이니 앞으로 그런 기대감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C'mo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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