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


이번시즌이 개막된 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나고 박싱데이에 접어들어 며칠만 지나면 새해를 맞이한다. 맨시티의 시즌 전반기의 모습을 사자성어로 꼽는다면 '기사회생'이 어울릴 것 같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러울 정도로 시즌 초반에 실망스런 경기력과 결과를 내며 팬들에게 큰 걱정거리를 안겼는데,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기적이었다. 엄청난 행운이 따랐다.

반면 리그 우승 경쟁팀인 첼시는 공수 다방면에 완벽한 전력을 갖추는 등 시즌 준비를 철저히 행하여 리그 내 다른 팀들에 비해 모든 대회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리그 15라운드에서 패하기 전까지 무패행진을 달렸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 조1위로서 16강에 진출했고 리그컵에서도 생존 중이다. 이렇게 첼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맨시티는 이길 것 같은 경기에 지거나 혹은 힘겹게 이기면서 겨울을 맞이한 것이다. 다행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맨시티의 경기 결과는 승리가 많아졌다.

1월엔 리그 경기 일정이 에버튼-아스날-첼시로 이어진다. 부담스런 상대들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FA컵 대회에 참여하게 돼 경기 일정이 더욱 타이트해진다. 첼시에 승점 3점 뒤처진 가운데 강팀과의 1월 경기에 승점 확보에 실패한다면, 앞으로 FA컵 대회에 계속 생존할 경우 2월부터 챔피언스리그 16강이 펼쳐져 자칫 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뭐니해도 자국 리그 우승이 메인이다. 이렇게 앞으로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는데 안타깝게도 야야투레가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대회로 인해 국가대표팀에 합류, 길어지면 2월 초순까지 팀을 떠날 수밖에 없다. 부상으로 인해 번듯한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야야투레마저 빠지게 될 맨시티의 전력은 1월 일정을 무사히 소화해낼지 미지수다. 가급적이면 야야투레가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경기에 계속 출전시켜서 페르난지뉴 또는 페르난두의 체력을 아껴놔야 할 것이다.

현재 맨시티가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큰 이유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다. 바로 더블 스쿼드의 힘이다. 질적으로 우수한 더블 스쿼드를 갖춘 장점이 비로소 발휘 중이다. 선수들이 피로를 느끼는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스쿼드가 얕은 팀은 하락세를 타게 되고, 그렇지 않은 팀은 서서히 도약할 움직임을 보인다. 하락세 팀 중에 사우스햄튼이 좋은 예이다. 결코 펠레그리니 감독의 지도력이 맨시티의 상승세를 이끈 것이 아니다.

설령 펠레그리니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더라도 시즌이 끝나면 공격과 수비에 전술적 안정감을 가져다 주는 감독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최근 4경기 무실점 경기를 기록 중이라지만, 그의 기본적 성향이 남미 출신답게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축구 철학을 가지고 있어 우승을 목표를 두는 맨시티와 같은 강력한 우승 후보팀의 지휘봉을 계속 맡기기엔 다소 모험적이다.

야야투레, 페르난지뉴, 사발레타, 사냐, 데미첼리스, 나바스 등 그들의 대체자를 물색하면서 팀 리빌딩을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애초부터 펠레그리니 감독은 장기간 맨시티를 맡길 목적으로 데려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리빌딩 권한을 줘서는 안 된다. 안정적이며 한 단계 발전된 리빌딩을 위해서라도 후임 감독이 누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새 감독을 데려와 그 숙제를 맡기는 쪽이 나중을 생각하면 좋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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