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


펠레그리니가 맨시티 지휘봉을 잡고부터는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수비가담이 눈에띄게 덜해졌다. 수비는 전적으로 중앙수비수의 몫이 됐다. 상대 진영 깊이 수비라인을 올려 공격적으로 강한 압박을 추구하는 펠레그리니의 축구 방식에선 중앙수비수 스스로 기본적인 수비력은 물론이거니와 수비형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수비압박과 빠른 상황 판단력도 필요하게 됐다. 이것이 지금 맨시티의 수비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의 중심에 콤파니와 망갈라가 있다(데미첼리스는 말할 가치가 없으니 제외). 이들은 실시간으로 경기 흐름이 바뀌는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 신속히 대처하는 능력이 좋지 못하다. 그래서 수비라인을 올려 공격하는 중에 상대 팀이 갑작스럽게 역습해 들어오면 콤파니와 망갈라가 두뇌회전이 느리다보니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여 실수를 범하거나 동선이 겹쳐서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


콤파니가 수비수론 대단히 성공했으나 불과 몇년 전만하더라도 원래 포지션이 수비형미드필더였다. 수비형미드필더로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수비형미드필더 역할이 팀 전형 중심에서 믿음직스런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 포지션인만큼 경기 흐름을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축구지능이 좋지 못한 거다. 일상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회사에서 갑자기 여러 업무를 부여받을 때, 일의 순서를 차분히 생각한 다음 정해진 시간에 무사히 소화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마음만 조급해져 온종일 버벅거리다가 시간만 보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콤파니가 바로 버벅거리는 유형이다. 그에겐 잠시라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후방에서 제한적인 활동을 하며 전방에 일어나는 상황을 주시해 '내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생각한 후 행동으로 옮기는 시간 말이다. 그래서 만치니 전 감독이 그의 단점(상황단판,순발력)을 감추고 장점(피지컬,대인방어)만 최대한 살리려고 수비수로 변신시켰던 것이다. 망갈라도 콤파니와 거의 흡사한 유형인데, 애석하게도 펠레그리니가 이들의 단점을 노출시키고 장점을 감춰버리고 있는 중이다.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할 건 콤파니 기량이 떨어진 것이 아니고 망갈라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펠레그리니 체제에선 그 어떤 수비수도 안정적인 폼을 보여주지 못할 거라 감히 확신한다. 공격은 공을 잘 다루는 선수들로 구성하면 저절로 그럴듯한 공격이 펼쳐지지만, 수비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 능력에서 나온다. 수비야말로 조직력을 판단하는 아주 기본적인 잣대가 아닌가. 선수의 장단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펠레그리니의 잘못이 매우 크다.


생각할수록 참으로 무책임한 감독이다.


C'mon City



[맨체스터시티]


리버풀 입장에선 스털링을 방출할 때 수아레스에 이어 큰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리버풀은 홈그로운 선수를 무려 9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활용 가치도가 스털링과는 다르겠지만 향후 논홈그로운 선수 영입을 하는 데 있어서 첼시나 맨시티에 비해 여유롭다.

리버풀이 챔스권 순위 진입에 드는 것만으로 만족해하는 팀이라면 굳이 스털링을 안 팔아도 된다. 하지만 몇년 전의 리버풀이 아니다. 로저스가 지휘봉을 잡고나서 리그 우승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작년 여름엔 수아레스 이적료를 가지고 대대적인 스쿼드 보강을 행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렇다 할 보강 효과를 못봤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첼시·맨시티·맨유·아스날과 견주는 전력이 되려면 퍼즐 맞추기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값비싸게 파는 것이 최선이다.

'날 좀 사주쇼'하고 맨시티에 추파를 던지려는 건지 스털링이 자꾸만 주급 핑계로 팀과의 재계약을 거부하며 이적을 모색 중이다. 리버풀은 좀더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뤄나가야 우승 경쟁 구도가 가능해진다. 이처럼 양쪽 입장차를 생각하면 스털링이 리버풀을 떠나는 것이 서로에게 윈윈이다. 스털링은 우승 가능성 높은 빅클럽에 높은 주급 받으며 뛰고, 리버풀은 그의 이적료로 다시 한번 전력보강을 꾀할 수 있다. 리버풀 전력에 핵심적인 존재이지만 수아레스와 달리 선수 영입로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그런데 스털링이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는 꼬라지를 보면, 팀에 대한 마음이 떠나 기왕 이적할려는 거 자신의 이적료를 최대한 올려서 팀(리버풀)에 한몫 두둑히 챙겨주려는 이른바 '심청이 작전'을 펼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스털링 자신도 홈그로운으로서의 자신의 존재감이 가장 돋보이는 곳이 EPL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바다를 건너 이적하진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이적시장에 나오게 될 때 가장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타진할 팀은 맨시티가 유력하다. 최근 맨시티 보드진이 밝혔듯이 오는 여름에 대대적인 선수개편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세대교체 물갈이를 시작하겠다는 말인데, 밀너·제코·요베티치 등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스털링에 대한 영입 욕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그가 원하는 높은 주급을 감당할 수 있는 클럽은 맨시티뿐이다. 영입하게 된다면 '나이+잠재성+기량+홈그로운'이라는 점을 감안해 나름 최고의 조건으로써 대우해주지 않을까 싶다.


C'mon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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